40년된 성경김에 20대들 열광 대표 K푸드로 해외서도 러브콜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2. 12.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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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청 성경식품 대표

올해 김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식품으로 부각됐다. 각종 인기 있는 콘텐츠와 협업 제품을 내놓으면서다. 그중 유독 협업 요청이 잇따른 브랜드가 있다. 조미김 제조업체 성경식품의 '지도표 성경김'(이하 성경김)이다. 성경김은 해태제과와 과자 '구운김', 유튜브 인기 채널 '피식대학'과 만든 '김갑생할머니김', 포켓몬김 등 7차례 넘는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임영청 성경식품 대표는 "김은 부모 세대가 구입해 봉지를 뜯어 밥상에 내놓기 때문에 MZ세대는 김 브랜드를 잘 모른다"며 "최근 협업을 잇달아 진행하면서 '그게 성경김이었구나'라는 젊은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1981년 대전의 한 재래시장에서 작은 김 가게로 시작한 성경식품은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 강자로 군림하며 전국구 식품으로 성장했다. 성경김은 마니아 층이 두껍게 자리 잡았지만 젊은 세대가 선뜻 손을 내미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임 대표는 "성경김은 동네 슈퍼마켓과 재래시장 쪽에서 독보적인 강자였지만 소비 연령대가 높아 미래의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협업과 함께 온라인몰 판매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온라인 부문 매출이 2020년 70억원에서 2022년 약 100억원으로 2년 새 40% 넘게 상승했다.

임 대표는 성경김 소비자가 많아진 비결이 맛이라고 설명했다. 성경김 포장지에는 '쟁이가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 양면에 기름을 칠하고 소금을 뿌리고 굽는 과정에 근속연수 20~30년의 기름쟁이, 소금쟁이 등으로 불리는 이들의 손길이 묻어 있다는 의미다. 기온이나 습도에 따라 자칫 눅진해질 수 있는 김을 그날 환경에 따라 최상의 상태로 제조해내는 장인정신이 성경김 맛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재료도 고급을 고집한다. 김 대표는 "김치 맛을 좌우하는 건 배추와 고춧가루의 품질인 것처럼 김 역시 그렇다"며 "값싸고 좋은 제품은 없다는 생각으로 고급 원초, 직접 당일 착유한 들깨기름, 청정 지역인 뉴질랜드 천일염만으로 김을 만들어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고 전했다. 김은 해외에서 의외로 잘나가는 K푸드로 거론된다. 김 수출액은 2015년 3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17년 5억달러, 2021년 6억9200만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고 있다. 성경김 수출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8년 수출액은 11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250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출국은 미국 등 20여 개국이다. 임 대표는 "서양에서 김이 건강한 스낵으로 알려지며 감자칩과 팝콘을 대체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수출용 김은 염도를 낮춰 간식으로 먹어도 짜지 않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사진/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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