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젊어진 이랜드, 여성 SPA '미쏘' 앞세워 MZ 사로잡다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2. 12. 21.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랜드 미쏘 테일러드 숏 무스탕.

이랜드의 여성 SPA 브랜드 미쏘가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1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이 1200억원이었던 미쏘는 올해 한 단계 더 몸집을 키우며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도 7배 가깝게 확대되면서 외형적인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쏘가 이렇게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온·오프라인을 넘어 철저하게 소비자 수요를 분석하고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다. 브랜드가 판매하고 싶은 상품과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요즘 고객이 찾고 반응하는 상품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브랜드 운영과 관련된 모든 관점을 MZ세대 소비자에게 철저히 맞춘 것이 주효했다.

역대급 성장의 일등공신은 미쏘의 자체 공식 홈페이지와 2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특히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전문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지난해 4월 브랜드관을 개설한 이후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미쏘는 온라인 공략을 위해 10·20대 여성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수요를 철저히 분석했다. 특히 지그재그와 협업해 젊은 여성의 쇼핑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 빠른 상품 기획을 통해 해당 소비자를 겨냥한 '캐리오버(시즌과 관계없이 계속 잘 팔리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패션 아이템)'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 핵심이다.

캐리오버 상품은 브랜드 전체에 낙수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한 상품 카드에 리뷰가 계속 쌓이고 리뷰·평점과 판매량이 좋은 상품의 노출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캐리오버 상품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랜드 미쏘 울캐시미어 핸드메이드 코트. 【사진 제공=이랜드월드】

스파오에서 무신사를 통해 푸퍼를 띄우고 이를 통해 전체 브랜드의 성장을 이뤄낸 경험이 미쏘에서 다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미쏘는 공홈과 지그재그에서 캐리오버 상품으로 재킷을 내세웠다. 미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팔리는 재킷을 그대로 온라인에서 파는 방식이 아니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반영되는 온라인 플랫폼의 베스트 상품과 후기 키워드를 분석해 시즌별 유행 상품을 예측하고 새로운 재킷 상품을 역기획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올여름 온라인에서 '반팔 크롭자켓' 단일 상품만 1만장 이상 판매하며 이른바 '재킷 대란'을 일으켰다. 상품적 측면 외에 생산과 물류 부문에서도 혁신을 거듭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다르게 한번 뜬 인기 상품의 노출이 극대화되고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계속해서 더 많이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 상품의 품절이 뜨지 않도록 지속해서 관찰하며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쏘의 수량 관리에는 서울 답십리에 있는 '이랜드 스피드오피스'가 한몫했다. 이랜드 답십리 스피드오피스는 올 한 해 스파오, 후아유, 미쏘 등 이랜드의 주요 SPA 브랜드의 실적과 수익을 동시에 올리는 효자 노릇을 했다. 스피드오피스에는 현재 협력 생산업체 2곳이 입점해 있으며 해당 업체는 이랜드가 스파오, 미쏘, 후아유 등 주요 브랜드 상품을 기획하면 바로 생산에 돌입한다. 기존에는 한 번에 만장 단위로 생산되던 상품을 100장 단위로 생산해 주말 동안 주요 매장에서 시험해보고, 소비자 반응에 따라 해외 생산 기지를 통해 대량 생산으로 이어 붙이는 형태로 일하는 방식을 변경했다.

이를 통해 스파오는 올해 영업이익 5배 성장, 미쏘는 영업이익 7배 성장을 기록했다. 팔리는 수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재고량을 줄여 수익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

생산량이 부족해 조기 품절 사태로 이어지는 사태도 원천적으로 막았다. 미쏘는 온라인 반응은 물론 리뷰와 순위에 떠 있는 경쟁사 상품 등의 데이터까지 철저하게 분석해 주문 수량을 발주하면 스피드오피스에서 2일 생산을 통해 재고가 끊기지 않도록 이어 붙였다.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품절을 막으면서 적정 수량으로 재고를 관리해 재고 소진율이 90%를 기록했다.

미쏘는 올해 온라인 부문의 공격적인 공략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재편했다. 매장을 단순히 상품 진열 공간이 아닌 소비자가 미쏘의 정체성을 경험하고 불편함 없이 머무르다 가는 방식으로 재설계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인 브랜드 경험에 집중했다. 직접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는 여성들이 공간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하고, 요즘 여성 고객이 반응하는 감성적인 분위기로 매장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상품을 둘러보고 입어볼 수 있도록 매장 동선과 배열을 변경하고 피팅룸을 증설했다. 이 결과 재단장한 매장은 이전보다 평균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

한편 이랜드의 SPA 브랜드는 올해 모두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파오는 사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 고지를 돌파할 전망이며 후아유는 800억원, 미쏘는 1300억원 등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규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