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애號 LG생활건강 '수익성 강화' 경영 행보 시동

주동일 기자 2022. 12.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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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정애 신임 사장, 내달 편의점서 코카콜라 가격 100원 인상 결정
LG생건 中봉쇄 여파…화장품 매출 줄고 코카콜라 등 음료 비중 늘어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사진=LG생활건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이달 1일 취임한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이 코카콜라 가격 인상으로 본격적인 첫 경영 행보에 나섰다. LG생활건강 생활용품 사업부장, 음료 사업부장, 코카콜라음료 대표 등을 거쳐 지난달 승진한 이 사장은 그동안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 하면서 회사를 성장 시켜왔다는 평가다.

이번에도 음료 판가 인상을 통해 공격적인 수익성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LG생활건강에서 비중이 높아지는 음료 부문 효자 상품 코카콜라 가격을 올리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제품 가격을 100원씩 높인다. 코카콜라 350㎖와 코카콜라제로 355㎖는 기존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5L 페트는 3800원에서 3900으로 인상한다. 편의점 코카콜라 가격이 오르는 건 올 1월 1일 이후 1년 만이다.

코카콜라를 제조·판매하는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이 9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에서 원액을 구매해 국내에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이번 코카콜라 가격 인상은 '이정애號(호) LG생활건강'의 첫 경영 행보로 수익성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18년간 '차석용 매직'으로 불리며 전성기를 이끈 차석용 LG생활건강 전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후임자로 발탁된 만큼 그룹 안팎의 관심도 높다.

이 사장은 1963년생으로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86년 LG생활건강에 입사했다. 2011년 생활용품 사업부장과 2015년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 2018년 음료 사업부장, 2019년 코카콜라음료 대표 등을 맡으면서 LG생활건강의 사업 전반에 몸담아왔다. 특히 2015년엔 LG그룹에서 공채 출신 첫 여성 부사장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그룹 안팎에선 이 사장이 그동안 '숫자로 성과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활용품 사업부장을 맡을 당시엔 프리미엄 마케팅을 바탕으로 생활용품 시장 1위를 지켰고,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 당시엔 한방화장품 '후'를 적극 마케팅해 2016년 단일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카콜라음료 대표 시절엔 취임과 동시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년 증가시켰다. 취임 전엔 2018년 코카콜라음료 실적은 매출 1조2023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에 그쳤지만 이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2019년 매출 1조2669억원, 영업이익 141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매출 1조3387억원, 영업이익 1843억원에 이어 2021년 매출 1조4228억원 영업이익 2007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당시 이 사장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점을 고려해 코카콜라와 씨그램 등 주요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데에 집중하는 등 발 빠른 대처를 보이기도 했다. 젊은 세대가 건강에 관심갖는 점에 주목해 제로 탄산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코카콜라 가격 인상 역시 최근 LG생활건강에서 음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인기 제품의 가격을 소폭 인상해 재무 구조를 탄탄히 한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의 사업은 크게 뷰티(화장품), HDB(생활용품), 그리고 코카콜라음료가 속한 리프레시먼트(음료) 세 부문으로 나뉜다. 리프레시먼트 부문은 주스, 커피, 생수 등의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지만, 핵심 사업으로는 코카콜라가 꼽힌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체 매출에서 핵심 사업이었던 뷰티의 비중은 점점 줄고 HDB와 리프레시먼트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뷰티 매출은 4조369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5.7%를 차지했다. 당시 HBD(1조9615억원)와 리프레시먼트(1조5132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5.0%와 19.3%로 작았다. 하지만 2021년 뷰티 매출 비중은 4조4414억원으로 54.9%로 소폭 하락한 반면 HBD(2조582억원)와 리프레시먼트(1조5919억원)는 각각 25.4%와 19.7%로 조금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비중은 뷰티(2조3417억원) 43.5%, HBD(1조6833억원) 31.3%로 점점 격차를 줄였다. 리프레시먼트(1조3530억원) 매출 비중은 25.2%로 늘었다. 뷰티 부문과 리프레시먼트 부문의 비중 격차가 빠르게 줄어든 것은 주요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 봉쇄령을 비롯한 대내외적 환경 때문이다.

반면 음료 부문은 균형 잡힌 건강을 뜻하는 '웰니스' 트렌드 인기에 힘입어 '코카콜라 제로', '몬스터에너지 제로 슈거'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카콜라 인상이 빈번하다는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에서 비중을 높여가는 음료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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