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정조사 우여곡절 끝 첫 발, 참사의 정쟁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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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21일 정상화됐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오전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역 근처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로 이동해 첫 현장조사를 벌였다.
내년 1월 7일까지인 45일의 특위 활동 기간 중 이미 절반이 지났지만, 성과는 사실상 전무하다.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특위 활동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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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21일 정상화됐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오전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역 근처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로 이동해 첫 현장조사를 벌였다. 민주당 등 야 3당이 여당인 국민의힘 불참 속에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명단을 의결한 지 이틀만이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한 게 지난달 23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여야가 한 것이라곤 상호 비난과 힘겨루기 외에는 실질적인 것이 없다. 국조 합의 직후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해임건의안 처리를 밀어붙이자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국조특위 철수로 대응했다. 국조 실시의 선행 조건인 예산안 처리까지 합의 시한을 잇따라 넘기면서 '이태원의 진실'은 정국주도권 경쟁의 수단쯤으로 전락하는 듯했다.
소모적 공방을 멈추게 한 것은 여야가 아니고 희생자 가족들이었다. 유족들은 전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당 소속 특위 위원들과 만나 "당장 내일이라도 복귀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 측 대표가 "희생자들이 협상의 도구인가"라고 울분을 토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자 주 원내대표는 그를 껴안고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유족 간담회 직후 여당은 국조 복귀를 결정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유족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수용한 여당의 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국정조사 계획서가 지난달 24일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내년 1월 7일까지인 45일의 특위 활동 기간 중 이미 절반이 지났지만, 성과는 사실상 전무하다. 벌써부터 야당에선 활동 기간 연장 주장도 나온다. 경찰 특수본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여야가 국조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면 소기의 목표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중에 특위 연장이든 특검이든 다른 조사 방법을 강구하고 사고 피해자 측에 대한 배·보상 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을 위한 여야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담보돼야 한다. 정부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관계 기관이 사고 대응 매뉴얼 등 기초 자료조차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특위 활동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여야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참사의 정쟁화라는 데 이견이 없다. 국조특위 활동 과정에서 골수 지지층과 선거 국면을 의식해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과격한 언사로 선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위는 물론 여야 지도부부터 유족들의 상처를 덧내지 않도록 언행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정쟁을 배격하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으로 유족과 피해자들의 응어리를 푸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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