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큰손도 럭셔리 여행
"맘에들면 고가라도 바로 문의"
"커플 여행인데요, 코스는 미국 서부 쪽이면 되고요. 얼마요? 네, 그거 좋네요. 바로 예약할게요" 프라이빗 럭셔리 여행만 전담하는 하나투어 제우스팀에 문의 전화가 온 지 불과 3분여. 초고가 미서부투어 두 자리가 예약 완료됐다. 1인당 가격은 무려 4500만원.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중심 일정이며 7박짜리 패키지 코스였다. 소위 '만원 띠기(저가 동남아시아 패키지 수익이 1만원임을 빗댄 여행가 용어)'라 불리는 저가 투어(건당 50만~60만원 선)의 무려 100배에 달하는 매출을 한번에 올린 셈이다.
한국 큰손들도 움직이고 있다. 최근 이들의 집단 움직임이 표면화한 게 카타르월드컵이다. 5000만원에 달하는 응원 패키지 100여 건을 순식간에 이들이 싹쓸이한 것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반응이 너무 빨라 놀랐다"며 "특히 럭셔리 박스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기며 응원하는 경기장 투어에 관심이 많았다. 가격을 따지지 않고 예약을 쓸어갔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슈퍼리치들은 어디로 향할까. 제우스팀이 코로나19 이후 해외로 향한 초고가 패키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 비중은 유럽이 55%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골프를 기반으로 한 동남아 지역이 20%, 미주가 10%, 남태평양 10%, 일본 5% 순이었다.
많게는 일반 여행족의 최대 30배 이상을 쓰는 큰손들의 움직임은 여행사 입장에선 천군만마다. 팬데믹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하나투어를 보자. 여행 매출을 아예 단순화해 일반 여행과 슈퍼리치(1000만원 이상 고가군·제우스월드팀 전담)로 나눈 뒤 회복세를 따졌더니, 일반 여행 분야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30%, 제우스팀은 70%까지 매출이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회복세만 놓고 보면 일반 여행의 2.5배 수준인 셈이다.
팔리는 가격대도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1인 평균 상품가는 동남아와 일본이 1000만원 선.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지역은 1500만원대에서 2000만원 초반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유럽권역은 평균가가 4000만원 선이지만, 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도 팔려나가고 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국내 큰손들 중에는 2억~3억원을 호가하는 우주여행에도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며 "버진갤럭틱에서 선보인 상업 우주여행 상품도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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