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 나오나' 이재용 베트남 출장에 정현호·노태문·최주선 동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베트남 출장길에 경영진이 대거 동행하면서 대형 투자 발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은 현지 R&D(연구개발)센터 준공식에 참석하는 일정을 전후해 현지 정관계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언급한 연구소는 오는 22일 준공식을 갖는 삼성전자 베트남 R&D센터를 가리킨다. 이 센터는 이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2020년 공사를 시작했다. 규모가 1만1603㎡(제곱미터)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6층, 연면적 7만9511㎡에 달한다. 삼성이 해외에 R&D를 목적으로 세우는 첫 건물이기도 하다.
삼성의 주요 R&D 허브 중 한 곳이 될 전망이다. 3000여명의 인력이 이곳에서 5G(세대) 이동통신과 AI(인공지능), 모바일기기, 빅데이터 등 관련 첨단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현재 하노이 R&D 센터에서 근무할 전문 연구인력을 채용 중이다. 재계 한 인사는 "준공식날이 한국-베트남의 수교 3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면서 "양국의 지속적인 경제 협력 확대를 알리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날 항공센터에는 이 회장에 앞서 이른 시각부터 실무진 임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정현호 부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도 함께 비행길에 올랐다. 총 15여명의 임원진이 이 회장과 일정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들은 출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말을 아꼈으나, 재계에서는 이번 출장 중에 대형 투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업을 이끄는 수장들과 실무 임원들이 대거 동행한 것이 실질적인 투자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삼성은 1989년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꾸준히 투자를 늘려와 현재 생산법인 6개, 판매법인 1개, R&D센터 1개를 두고 있다.
출장에 동행하는 사람의 면면을 보면 모바일기기 관련 투자가 우선순위로 떠오른다. 노태문 사장과 함께 최주선 사장이 출장길에 오르면서 협력사를 초월한 대형 투자가 논의될 수 있단 전망이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생산 국가다. 현재 운영 중인 공장 두 곳에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50% 이상을 책임진다.
스마트폰 라인 확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폴더블 OLED 모듈 라인 증설을 함께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화면이 구동되도록 조립하는 디스플레이 후 공정은 전용라인 체제로 구축돼 있어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기 위한 방법은 증설뿐이다. 전자 계열사를 총괄하는 정현호 부회장도 동행하는 만큼 삼성전기·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의 투자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트남이 최근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탈(脫) 중국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반도체 공장 투자 여부도 관심이다. 베트남 역시 이를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생산기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15억달러 공장 투자 등을 유치한 경험을 갖고 있다.
푹 주석은 이미 이 회장에게 세 차례(2018년 10월, 2019년 11월, 2020년 10월)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푹 주석이 이 회장에게 반도체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베트남 현지 수요가 아직은 부족하고, 첨단 기술 인력 동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투자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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