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30만원, 제설제 가격 횡포 “중국 없으면 눈 못치워? 어쩌다”

2022. 12. 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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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릴 때마다 꼭 필요한 게 제설제다.

하지만 국내 제설제 시장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설제 공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사실상 모두가 중국산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은 가격 대신 품질로 제설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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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중국 없으면 우린 빙판길에서 살라는건가?”

폭설이 내릴 때마다 꼭 필요한 게 제설제다. 하지만 국내 제설제 시장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간 중국산 제설제 가격이 4배 폭등하면서 제설제 구매 자체를 포기하는 지역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제설제 공급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사실상 모두가 중국산이다. 국내 염화칼슘 수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9월까지 총 73만9317t이 수입됐는데 이 중 99.46%(73만5306t)이 중국에서 수입됐다.

눈이 많이 내린 21일 오전 서울 시내 모습.[헤럴드 DB]

문제는 가격이다.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염화칼슘 가격은 최대 4배까지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t당 7만원대에서 현재 30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염화칼슘을 수입의존물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설제 수입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아예 제설제 구매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기후에 따라 올해 겨울 폭설이 길어지면 제설제 비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제설제를 국산화하는 게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진 않지만, 단가를 맞추는 데엔 한계가 있다. 워낙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다보니 국산 제설제 생태계 자체도 자리잡지 못한 현실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은 가격 대신 품질로 제설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친환경 제설제 시장이다. 최근엔 다름 아닌 굴 껍데기를 활용한 제설제도 개발됐다. 굴을 먹고 남은 껍데기는 연간 30만t 이상에 이른다. 이걸 제설제로 활용하는 것. 쓰레기도 줄이고, 환경과 비용도 아끼는 차원에서다.

해안가에 쌓여 있는 굴껍데기[123rf 제공]

굴 껍데기는 탄산칼슘이 주성분이다. 요즘은 대부분 그냥 쓰레기로 버리지만, 예전엔 여러 방도로 귀하게 쓰이기도 했다. 심지어 고대 로마인들은 굴껍데기를 부숴 치약 대용으로도 활용했다.

굴 껍데기의 탄산칼슘 성분을 염화칼슘으로 바꾸면 제설제가 된다. 쉘피아는 굴 껍데기 업사이클링 업체다.

최수빈 쉘피아 대표는 “통영의 대표 상품이 굴인데 껍데기 처분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제설제로 재탄생시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연 30만t의 굴 껍데기 폐기물이 수질오염, 악취유발, 생태계 파괴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쉘피아는 굴 껍데기를 다른 공정에서 쓰고 나온 폐산(산성 폐액)과 결합, 제설제를 개발했다.

최 대표는 “굴껍데기 제설제의 차별점으론 국산화, 친환경화, 그리고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 극대화”라며 “올해 인천시에 1000t을 공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내년엔 2000t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쉘피아가 굴껍데기로 개발한 친환경 제설제[쉘피아 제공]

굴 껍데기를 제설제로 활용한다면, 수입 의존이 큰 염화칼슘 시장을 대체할 수 있고, 음식 부산물을 할용하기 때문에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굴 껍데기는 제설제로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해양 쓰레기 관련 기업 포어시스는 굴 껍데기를 활용,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약품업체에선 굴 껍데기에서 추출한 칼슘 영양제 등도 생산 중이다. 굴 껍데기는 천연 비료로도 쓰인다.

제설제 시장 자체도 작은 시장이 아니다. 현재 국내 제설제 시장 규모는 약 4200억원 규모이며, 전 세계로 보면 56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른다.

굴 껍데기 등을 활용한 제설제 외에도 금속 부식 등의 기존 제설제 단점을 보완한 액상 제설제도 국내 개발, 판매 중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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