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학살 조력’ 97세 女 나치 전범…獨 법원 집행유예 선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수용소에서 1만명 학살에 가담했던 97세 여성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 여성은 나치 지휘관 비서 겸 타자수로 근무하면서 조직적 학살을 의도적으로 방관·지지한 혐의를 받았다.
1945년 폐쇄될 때까지 6년여간 유대인과 폴란드인 6만명 이상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현장이다.
재판부는 푸르히너가 근무 당시 수감자 1만505명이 가스실 등에서 잔인하게 살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수용소에서 1만명 학살에 가담했던 97세 여성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 여성은 나치 지휘관 비서 겸 타자수로 근무하면서 조직적 학살을 의도적으로 방관·지지한 혐의를 받았다.
영국 BBC 방송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독일 북부 이체호 법원이 1만505건의 살인을 조력하고 5건의 살인 미수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름가르트 푸르히너에게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독일에서 살인죄와 살인 방조죄는 공소시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푸르히너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폴란드 그단스키 인근의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SS 나치 친위대 지휘관인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살인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투르호프 수용소는 1939년 나치 독일에 의해 설립됐다. 1945년 폐쇄될 때까지 6년여간 유대인과 폴란드인 6만명 이상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현장이다.
재판부는 푸르히너가 근무 당시 수감자 1만505명이 가스실 등에서 잔인하게 살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또 그가 서류 작업 처리 등을 통해 조직적 학살을 의도적으로 지지했다고 판시했다.
도미니크 그로스 판사는 “푸르히너가 일하던 사무실은 처음 수용소에 도착한 수감자가 대기하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 곳에 있었다”며 “그가 근무 중 화장터에서 퍼져나오는 연기를 보지 못했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푸르히너의 변호인단은 그가 수용소에 벌어진 조직적 살인을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푸르히너의 이날 재판은 그가 범행 당시 18세였던 점을 고려해 소년법원에서 열렸다.
당초 푸르히너는 재판에 참석하지 않기 위해 머물던 양로원에서 도망가고 “전쟁이 끝난 후에야 학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하는 등 책임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지난 6일 재판에 출석하면서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미안하다. 당시에 슈투트호프에 있었던 걸 후회한다”고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도 혐의를 시인하며 당시 일에 대해 사과했다.
재판이 끝난 뒤 법원 판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끔찍한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데 너무 늦은 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대인 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에서 활동하며 ‘나치 전범 사냥꾼’으로 이름을 알린 에프레임 주로프도 “소년법원임을 고려할 때 오늘 푸르히너에게 내려진 건 최선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사건 담당 검사인 맥시 봔젠은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 이번 재판이 비슷한 종류의 재판(전범 재판) 중 마지막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윤오 온라인 뉴스 기자 only6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