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석화업계, 中 코로나 봉쇄 완화 반색 “내년 실적 반등 기대”

박민 2022. 12. 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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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사, 생산원가 오르고, 수요 둔화에 수익성 악화
중국 내 방역 조치 완화..실적 반등 ‘반전카드’ 기대
“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출 40% 차지하는 최대 수요처”
석화사, 중국 현지 수요 모니터링하며 공장 가동률 대응

[이데일리 박민 기자]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의 코로나19 정책 완화에 따른 시황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의 주된 요인은 ‘원가 상승’과 ‘수요 둔화’였는데, 석유화학제품 최대 소비국이자 국내 최대 수출처인 중국이 도시 봉쇄 해제 등 경제활동 정상화에 나서면서 수요 회복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의 방역 완화 정책 이후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기초유분인 에틸렌 수요가 늘며 스프레드(원재료와 생산제품 판매가격 차이) 회복세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올해 국내 빅3 석화사 성적 ‘암담’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빅3 석유화학업체 모두 암담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LG화학(051910)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전망치)는 52조9016억원으로 전년(42조6547억원)보다 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5조255억원)보다 29.7% 줄어든 3조5329억원이다.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매출 확대를 이끌어 선전하지만, 석유화학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석유화학 사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롯데케미칼(011170)과 금호석유화학(011780)도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은 전년보다 늘어난 매출(18조1205억원→22조5023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은 438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매출 8조23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2조4068억원→1조2596억원) 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석유화학제품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가 불안에 나프타(납사) 가격 등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석유화학사들의 설비 증설로 범용 석유화학제품의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단가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도 못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세계 최대 수출처인 중국 내 수요가 부진한 점도 한 몫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LG화학(석유화학사업부문) 54.7%, 롯데케미칼 69.5%, 금호석유화학 75.3% 등이다. 이중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기도 해 국내 기업의 실적과도 직결된다.

‘최대 소비국’ 중국 내 수요 회복 기대

그동안 중국은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고강도 방역정책을 지속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 또한 크게 둔화했다. 실제로 지난달만 봐도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35억4674만달러로 전년 대비 2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내 수출액은 14억7665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5% 줄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와 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으로 단가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지역봉쇄 등의 영향으로 수출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석유화학 업계 시황 반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일부 제품 시황이 단기 반등하는 등의 효과가 일부 가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폴리에스터 가동률은 50% 밑으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70%대로 높아졌다”며 “이에 폴리에스터의 기초유분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진)가 11월 톤당 160달러에서 12월 들어 240달러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품 감산으로 시황에 대응했던 국내 석유화학사들도 중국 현지 내 수요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담당 영업 부서에서 현지 위드 코로나 정책 선언 이후 시장 변화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살아난다고 판단되면 공장 가동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올해 초부터 추진해온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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