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수교 30년…베트남, 올해 한국 최대 무역 흑자국

올 11월까지 한국 무역수지서
베트남 313억달러…美앞질러

올해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베트남이 올해 한국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떠오르게 됐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베 수교(1992년 12월 22일) 30주년을 맞아 1992년과 2021년 사이 30년간 두 나라 무역·투자 변화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베트남과의 무역수지에서 첫 수교 해인 1992년 3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세계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발발에도 불구하고 흑자 규모는 한 차례도 꺾이지 않고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인 2021년에는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인 327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홍콩(353억달러)에 이은 2위 무역흑자 대상국이 됐다.

199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무역수지 누적흑자는 3088억달러로 삼성전자(2441억달러)와 LG전자(652억달러)의 2021년 매출액을 합한 규모(3093억달러)와 맞먹는다.

특히 올해 11월까지 한국 무역수지에서 베트남(313억달러)은 미국(254억달러)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어 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에게 베트남은 2012년 5위 흑자 대상국에서 2013년 4위, 2017년 3위, 2020년 2위로 꾸준히 상승해 최근 10년 사이 싱가포르, 미국, 중국, 홍콩을 제쳤고 수교 30년 만인 올해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베트남 위상이 올라설 전망이다.

특히 한국 무역수지는 올해 11월까지 425억달러 적자를 보이는 가운데 베트남 대상 흑자는 전체 무역수지 적자의 73.6%와 맞먹는 규모다.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한·베트남 교역규모는 811억달러로 일본(784억달러)을 이미 제치고 한국의 제3위 교역 대상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2020년 매출액 103조원(881억달러)에 근접하는 규모다. 이 추세대로 라면 올해 한국의 3위 교역국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5~6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응우옌 쑤언 ? 베트남 국가주석은 “양국 교역규모를 내년까지 1000억달러, 2030년까지 1500억달러로 늘려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2년 5억달러에서 시작한 양국 간 교역규모는 2021년 807억달러를 기록해 161배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베트남 간 교역규모가 13억달러에서 420억달러로 31.8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과 베트남 간 교역 증가세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또 같은 기간 한국 대외교역량은 수출 8.4배, 수입 7.5배 늘었는데 이에 비해 베트남 대상 수출은 142배, 수입은 240배나 늘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한국의 대외교역에서 수출의 8.8%, 수입의 3.9%를 차지하는 중요한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베트남 축구를 놀랍게 발전시킨 박항서 매직처럼 지난 30년간 한국과 베트남 경제 관계도 매직으로 불릴 만한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