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 입을 옷·제3자 신분도 준비…철저히 짜여진 제주 원정 살인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6일 오후 제주시 오라동 소재 공동주택에 침입해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씨의 범행 당시 CCTV 영상. 2022.12.21./사진= 뉴시스

제주도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한 3인조가 검거됐다. 이들은 갈아입을 옷과 신발을 미리 준비해두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는 A씨(50·남)와 그의 아내 B씨(45·여)씨를 살인 혐의로, C씨(55)를 살인교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후 3시2분쯤 제주시 오라동에 있는 50대 여성 D씨의 집에 침입해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D씨는 C씨의 지인이지만 경남 양산에 살던 A씨 부부와는 일면식이 없는 관계다.

지난 17일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 19일 경남 양산에서 A씨 부부를 검거했다. 전날 제주로 압송된 A씨는 살인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범행 전 옷을 2겹 입고 종이 가방에 갈아신을 운동화를 담았다. 범행이 끝난 뒤 A씨는 택시를 타고 용담해안도로로 이동해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운동화를 갈아신었다.

A씨는 또다시 택시를 타고 인파가 많은 동문재래시장 주변으로 이동해 다른 차량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와 만났다. 이후 항구로 이동해 여객선을 타고 타지역으로 달아났다. 배편을 예약하는 과정에서는 제3자의 신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D씨의 지인이자 A씨의 고향 선배인 C씨가 이 사건에 깊이 관여된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지난 8월부터 D씨와 금전 문제로 수차례 다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게 D씨 자택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도 C씨였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며 "피의자들 휴대전화의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하고 사전 범행 공모 여부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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