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할 수 있지만”‥‘양들의 침묵’ 예민한 軍 소재에 담은 현실[종합]

이하나 2022. 12. 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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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이도엽, 김새벽
전혜원, 김수진 PD, 이도엽, 김수진

[뉴스엔 이하나 기자]

불편하고 예민한 주제를 통해 ‘제대로 사는 삶’을 이야기하는 ‘양들의 침묵’이 안방극자을 찾는다.

12월 21일 오후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양들의 침묵(극본 강한, 연출 김수진)’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수진 PD, 김새벽, 전혜원이 참석했다.

‘양들의 침묵’은 마지막 진급 기회를 잡기 위해 사건을 침묵해야만 하는 대위 최형원(김새벽 분)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로, 2019 KBS 단막극 극본공모 우수작으로 당선된 작품이다. 최형원은 피해자 임다인(전혜원 분)을 두고 고발과 침묵 사이에서 고민한다.

김수진 PD는 “작년 겨울에 단막극 두 개를 준비하면서 대본을 고르는 두 가지 기준이 있었다. ‘대본 자체가 재밌었으면 좋겠다’와 ‘연대가 있었으면 좋겠다’였다. ‘양들의 침묵’은 이 두 가지에 부합하는 좋은 대본이었다”라며 “처음에는 이 대본을 지금보다 훨씬 어둡게 봤고 군대를 재현한다는 것이 단막극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안에 감정선과 형원과 다인의 관계가 좋고, 공감이 가서 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주제가 무거운 만큼, 연출 과정도 조심스러웠다. 김수진 PD는 “보는 분들이 혹시나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초반에 형원의 성격이 변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불편한 말을 하는 지점이 있다. 극적 효과를 위해서라면 불편한 지점을 안고 가는게 맞는데 그대로 나가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것 같고, 완화하자니 극적 효과가 떨어질 것 같은 딜레마가 있어서 그걸 김새벽 배우와 얘기하면서 조율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새벽은 극 중 공군 13전투비행단 대공방어대장으로 복무 중인 최형원 역을 맡았다. 김새벽은 “대본을 읽기 전과 후의 마음의 같지 않았다. 그 부분이 저한테 제일 컸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제가 어떤 순간에 놓였을 때 내가 하지 못했던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대사 속에 있었고, 그걸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사건들 위주로 계속 전개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사람들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보시는 분들이 깊이 공감하며 볼 수 있다. 공감이 안 되는 순간도 있지만 ‘이 사람이 어떻게 될까’를 느끼면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혜원은 사관학교 출신의 방공포 특기 장교인 임다인 역을 맡았다.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이다. 전혜원은 “내적인 모습으로는 사회 초년생의 심리와 감정을 잘 표현해내고 싶었고 보여드릴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연기했다. 배우로서 제가 군복을 입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사관학교 출신의 공군본부 검열관, 중령 장동현 역을 맡은 이도엽은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이다. 중요한 인물인데 중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뚜렷한 형체를 만들기보다는 어딘가에는 있는데 ‘있는 건가?’라는 여지를 두면서 인물에 초점을 뒀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지 않았다. 충격의 여파가 저한테 있을 거라고 봤고, 사회적으로 문제의 씨가 분명히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다른 드라마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도 했지만 이 작품과 결이 달랐던 것 같다.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이야기고 인물이어서 쉽지는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김새벽, 전혜원, 이도엽은 군인 역할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을 고백했다. 김새벽은 “손동작부터 인사까지 다 낯설었다”라며 “어떤 조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전혜원도 “태어나서 군복을 처음 입어봤다. 군복이 생각보다 착용하는게 많다. 굉장히 불편하고 아무것도 들지 않았는데 무게가 버겁더라. 대한민국 군인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경례할 때도 각이 있지 않나.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김새벽 선배님과 노력을 했다. 실제 여군에게도 말투나 톤도 자문을 구했다”라고 말했다.

이도엽은 “군 생활을 한 지 30년이 지났기 때문에 군 문화가 많이 다르고, 의상도 바뀌었다. 모자를 쓰는 장소, 어떠한 상황에 써야 하는지도 차이가 좀 있었다”라며 “군 생활을 접해본 사람으로서 볼 때, 두 사람은 완전히 군인이었다. 경례도 그 정도로 각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이 작품은 배우들은 인물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전개가 펼쳐진다. 김수진 PD는 “불편 혹은 예민할 수 있는 주제여서 보는 분들이 혹시나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가장 우려가 되었던 부분은 초반에 형원의 성격이 변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불편한 말을 하는 지점이 있다”라며 “극적 효과를 위해서라면 불편한 지점을 안고 가는게 맞는데 그대로 나가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것 같고, 완화하자니 극적 효과가 떨어질 것 같은 딜레마가 있어서 그걸 김새벽 배우와 얘기하면서 조율했다”라고 전했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묻자 김새벽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와 갈등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고, 전혜원은 인물들의 심리와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도엽은 “각자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보여준다. 유쾌하거나 코믹적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분위기도 있다. 무겁다는 것에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단막극이다보니 휘몰아치는 전개, 스릴러, 불붙는 연기력을 보실 수 있다. 잘 사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다”라고 말했다.

김수진 PD도 “세 분의 섬세한 연기로 몰입감이 상당히 좋아서 보시면 끝까지 보실 수 있을 거다. 주제가 무겁지만 결국에 하고 싶은 건 사건에 매몰되기 보다는 이후에 ‘잘 살자’다. 인물들의 관계, 다인과 형원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이 부분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양들의 침묵’은 12월 21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사진=KBS)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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