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2나노급 D램 첫 개발… "DDR5 시장확대 기폭제 될것"

EUV 기술 적용… 집적도 최강
소비전력 23%·생산성 20% 향상
다시 미세공정 한계극복에 성공

삼성전자가 개발한 12나노급 16Gb DDR5.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해 14나노(㎚) DDR5 D램 양산에 이어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사진)을 개발하며 또 한 번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 DDR5 D램을 개발해 최근 AMD와 함께 호환성 검증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12나노급 공정은 업계에서는 뭉뚱그려 '5세대 10나노급 공정'으로 불린다. D램 제조사들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미세공정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나노대 후반을 의미하는 1~3세대(1x, 1y, 1z)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가 항상 '세계 최초'의 기록을 이어 왔으나, 지난해부터 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대 초반을 의미하는 4세대 공정과 관련해 자사가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술력 경쟁에 불을 붙인 바 있다.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해 지난해 4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사가 양산할 예정인 1a D램은 14나노"라고 언급하며 그간 공식화되지 않았던 선폭의 수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자사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12나노'라는 구체적인 선폭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5세대 10나노급 D램 시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게 발송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제품의 구체적인 스펙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유전율(K)이 높은 신소재 적용으로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의 용량을 높이고, 회로 특성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설계 등을 통해 업계 최선단의 공정을 완성했다. 또 멀티레이어 EUV(극자외선) 기술을 활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집적도로 개발됐다. 12나노급 D램은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DDR5 규격의 이번 제품은 최대 동작속도 7.2Gbps를 지원한다. 이는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이다. 현재 DDR5 시장의 주력 모델 성능이 4.8Gbps에서 5.6Gbps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요구 성능을 크게 상회하는 제품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번 신제품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 전력이 약 23% 개선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으로 12나노급 D램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응용처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데이터센터 증설 확대에 따라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이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12나노급 D램의 양산으로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하며 차세대 D램 시장을 견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주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부사장)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은 본격적인 DDR5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정 기술력을 통해 개발된 이번 제품은 뛰어난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로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차세대 컴퓨팅 등에서 고객의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