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입지 좋으면 뜬다...서울 아파트 청약 훈풍
[파이낸셜뉴스] 얼어붙은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단지가 나왔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와 '마포 더 클래시'가 두 자릿수 경쟁률로 둔촌주공발 청약 쇼크를 잠재웠다. 두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린 배경으로 저렴한 분양가와 입지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내년 서울 청약 시장은 예비 청약자들이 가격, 입지 등을 따지는 철저한 선별 청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특별공급 및 일반공급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전날 전용 59㎡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몰려 경쟁률 53.9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특별공급에는 113가구 모집에 5340명이 신청해 평균 47.3대 1 경쟁률이 나왔다. 생애최초 유형 21가구 모집에 3508명이 몰려 167대 1의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43가구 뽑는 신혼부부 유형에도 1696명이 청약해 3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포 더 클래시도 지난 19일, 전날 진행된 일반공급을 1순위로 마감했다. 총 53가구 모집에 1028가구 청약 통장이 몰려 19.8대 1을 기록했다. 다만, 평형별 경쟁률은 격차가 컸다. 전용 59㎡ 2개 평형은 각각 1가구, 2가구 모집에 141가구, 308가구가 몰렸다. 전용 84㎡ 3개 평형은 △8.6대 1(20가구 모집에 171가구 청약) △5.5대 1(14가구 모집에 235가구 청약) △5.9대 1(16가구 모집에 173가구 청약)로 한 자릿수 경쟁률이다.
분양업계는 두 단지의 흥행 비결로 분양가를 가장 먼저 꼽았다. 최근 청약 접수를 받은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흥행의 열쇠라는 분석이다. 모두 강동구, 마포구 역세권에 위치해 뛰어난 입지경쟁력도 예비 청약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의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7억7500만원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10억6250만원과 비교하면 3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인근에 위치해 있다. 5호선 둔촌역에서 길동역까지는 1.2㎞, 도보 19분 거리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지가 더 뛰어나지만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저렴한 분양가를 찾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청약통장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포 더 클래시는 마포구라는 입지 여건이 강점이다. 마포더클래시는 5호선 애오개역과 2호선 아현역·이대역과 인접해 있다. 주변에는 서울 강북권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있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으로 바로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 상당수가 청약에 참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북에서 마포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며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등 대형 단지와 가까운 것도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에 분양한 두 단지를 앞서 공급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마포더클래시의 일반분양 물량은 53가구에 불과한 반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은 4786가구로 분양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포 더 클래시 경우 전용 59㎡ 경우 분양물량이 1, 2가구에 불과해 수치상 경쟁률이 높게 나왔다는 분석이다. 전용 84㎡만 놓고 보면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역시 분양가와 입지경쟁력이 청약 수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분양사업자는 청약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분양 시기를 조율하는 눈치싸움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예비 청약자들이) 서울 아파트라고 무조건 청약하진 않겠지만 입지와 시세 대비 얼마나 분양가가가 낮은지에 따라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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