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움에 PK유도까지…신임 감독 사로잡은 황소

황희찬, 질링엄과 카라비오컵 16강
후반 교체 출전해 2골 모두 관여해
새 사령탑 로페테기에 눈도장

건강한 황희찬(26)을 막는 건 어려웠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 복귀한 황희찬은 첫 경기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2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카라바오컵 16강전에서 질링엄(4부 리그)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울버햄프턴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8강행 출전권을 따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던 황희찬은 벤치에서 이날 경기를 시작했다. 선발로 나서지 못했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황희찬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 몸을 풀며 출전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0대0으로 팽팽하던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그라운드에 들어선 황희찬은 자신의 별명인 ‘황소’답게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후반 31분에는 황희찬이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라울 히메네스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울버햄프턴이 리드를 잡았다.

상대 수비를 계속해서 괴롭히던 황희찬은 후반 46분 환상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라얀 아이트누리는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올려준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2대0 승리를 완성했다. 황희찬은 이날 4개월 만에 1도움을 추가하며 올 시즌 공식전 공격포인트를 2도움으로 늘렸다. 앞서 기록한 1개의 도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올린 바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 앞서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황희찬은 이날 맹활약을 펼치며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울버햄프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데뷔전에서 눈도장을 찍은 만큼 주전 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의 활약은 평점으로도 나타났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교체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7.1점을 부여했다. 카라바오컵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황희찬은 오는 27일 EPL 17라운드 에버턴를 상대로 올 시즌 첫골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