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에… “집값 4~6% 내리는 효과, 매수세 생길듯”

오은선 기자 2022. 12.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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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취득세 중과 8~12%→4~6%
취득세 부담 다주택자, 거래 나설 기대감 커져
“현금 보유 수요자들, 급매물 소화 가능성”

정부가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 완화 조치를 발표한 배경엔 거래절벽 해소의 가장 큰 열쇠가 바로 취득세 완화라고 보는 시장의 시선이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왔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부세 중과 폐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결국 거래량을 늘리지는 못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취득세 중과 완화가 집값을 깎아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수요를 늘리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부동산 세금 관련 상담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취득세 중과 완화, 종부세·양도세 중과 폐지보다 더 큰 효과”

정부는 21일 발표한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3주택자에게는 4%, 4주택자 이상 및 법인에게는 6%를 부과한다. 조정대상지역 기준도 없앴다.

현행 지방세법은 주택 가액에 따라 1~3%의 취득세(표준세율)를 부과하지만, 조정대상지역 기준 1세대 2주택자에게는 8%, 3주택 이상 및 법인에는 12%의 중과세율 적용하고 있다. 비규제지역에서도 3주택부터는 중과세가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내년 5월 9일까지 한시 유예 중인 양도세 중과 배제도 1년 연장한다. 규제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규제를 해제하고,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30%까지 허용하는 등 대출규제를 완화한다.

시장에서는 특히 취득세 중과 완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거래 활성화에 크게 영향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도에 의해 주택구입 가격 자체가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원래 취득세는 1~3% 정도인데, 현재 다주택자의 경우 8~12%까지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효과가 클 것”이라며 “쉽게 말해 조정대상지역에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일 경우 취득하려는 주택 가격에서 대략 4~6%까지 떨어지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여야는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 (1.2~6.0%)을 폐지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는 등 다주택자에 대한 부담을 꾸준히 완화하려 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부동산 세금 관련 상담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그러나 양도세와 종부세 중과 완화는 시장에서 거래 활성화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부세는 신규로 취득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낮아지지만, 이미 종부세 대상자 입장에서는 ‘좀 더 버틸 수 있겠다’는 심리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거래 활성화와 반대로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시 유예가 1년 더 늘어난 양도세 역시 다주택자들이 빨리 팔아야할 요인을 오히려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예 중과를 폐지할 경우 역시 매각 시점을 미루는 요인이 된다. 취득세 중과 완화가 필요했던 이유다.

◇”급매물 소화에 도움”… 전문가들 긍정적 전망

우 팀장은 “다주택자 취득세 완화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가격이 방어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추후에 양도세와 종부세 중과 완화가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바로 나타나게 될 효과는 아니다”라며 “취득세 완화가 단기적으로도 거래를 활성화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이번 경제정책방향은 다주택자도 부동산 시장의 거래 및 수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세제와 대출규제를 걷어낸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라며 “이번 규제 완화 조치는 현금탄환이 준비됐거나 대출 여력이 있는 여유 계층의 알짜지역 일부 급매물 소화, 그리고 시장 연착륙에는 다소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모두 완화돼도 금리 영향을 덮기는 아직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모든 세금 손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하면 시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주택자들의 수요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종부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를 뛰어넘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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