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날 연탄 나르며 볼하트…취임 100일 정진석 민생 행보
전대룰·일정 정리에 영향력 축소
명예로운 퇴진으로 마무리할듯
정 위원장은 21일 비대위 출범 100일을 맞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당 청년당원들과 함께 연탄 1만장을 배달했다.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서울 지역 청년 원외당협위원장, 청년 지방의원, 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100일 기념 기자회견 대신 봉사활동을 택한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 등 정치적 행사를 하곤 했는데 그보다 비대위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국민의힘이 전하는 연탄 1만장이 우리 이웃들의 한겨울 생활에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정 위원장은 “내년 정부 예산안은 ‘약자복지’를 위한 윤석열 정부의 첫걸음이다”며 “반드시 내년 예산이 오늘 우리가 나르는 연탄과 같이 국민께 따뜻한 온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당의 갈등이 당 분열로 이어지자 국회부의장 직을 내려놓고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비대위원장에 올랐다. 이후 사고당협위원장직 선임을 위한 조강특위원회 발족, 2년간 멈춰있던 당무감사를 위한 당무감사특별위원회 설치 등 쉴틈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100일을 보냈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 와해로 올해 초 출범한 윤석열 정부를 받쳐줄 집권여당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이를 안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뿐만 아니라 여소야대 국면 전환의 분수령이 될 내후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차기 지도부 출범을 위한 ‘심판’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다만 출범 당시 조기 전당대회보단 당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던 정 비대위원장의 다짐과 달리 현재 국민의힘의 모든 관심은 전당대회에 쏠려있다. 애초 재·보궐 선거가 끝난 5월께 전당대회를 치르겠단 정 위원장의 복안에도 불구하고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하에 2말3초(2월 말~3월 초) 조기 전당대회 사실상 확정됐다. 정 위원장 역시 6개월 임기가 끝나는 3월 12일 이전에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하자 두문불출하던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며 사실상 당내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대 룰 개정에 사실상 대통령실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미치면서 정 비대위원장의 역할도 크게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야심차게 추진되던 당무감사 역시 그 시기가 전당대회 시기와 겹치면서 아예 진행조차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고 밝혔다.
당원 투표 비율을 100%로 늘린 전대 룰 개정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일사천리로 진행중이다. 정 비대위원장이 당원 투표 비율 확대의 운을 띄우긴 했지만 초·재선 의원들의 일치단결된 지지와 당헌·당규 개정까지 신속하게 이뤄지는 모습은 마치 짜여진 각본마냥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 역시 정 비대위원장의 역할보단 사실상 대통령실의 의중이 고스란히 당 의사결정에 곧바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결국 정 비대위원장의 무게감도 다소 희미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이야기다.
정 위원장 역시 무리한 정치적 존재감 키우기로 위험요소를 늘리기보단 안정적인 비대위 운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들어 정치 현안 메시지뿐 아니라 단골식당을 방문해 찍은 ‘먹방 게시물’을 SNS에 올리는 것 역시 이와 무방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대신 연탄 봉사활동에 나선 점도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대신 민생·서민 행보로 갈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 정 위원장의 역할은 사실상 마무리되는 만큼 큰 사고없이 마치는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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