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용퇴 결정 존경"

"조용병 회장, 공과 종합적으로 판단해 후배들에게 양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회 비판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연임'을 앞두고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 지주 회장에 대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을 보니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이 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연임'을 앞두고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 지주 회장에 대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을 보니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21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전지정운용제도 현장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론보도를 보면서 그분(조 회장)이 '3연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과에 대한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준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그가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조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이 끝난 직후 회추위원들에게 용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투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됐고, 진 행장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이 원장은 "지금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성과 면에서 역대 최고인데 금리 상승도 있겠지만 어쨌든 CEO의 능력에 기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적 팽창 과정에서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라임 사태를 초래한 것과 관련해 성과에 대한 공(功)과 소비자 보호 실패 등의 과(過)를 자평하면서 후배에게 거취를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새로 취임할 회장의 능력과 인품에는 의심이 없는 것으로 이해되고 전날도 절차를 거쳐 신한금융그룹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 (계열사) CEO들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 면에선 건강한 견제와 균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전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론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더팩트 DB

이 원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전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론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전날 김 위원장은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와 관련해 "CEO인 손 회장에 라임펀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고 판정한 만큼 더 이상 추가로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감독당국의 판결에 대해 손 회장이 어떻게 할지는 본인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거취를 압박했다.

이 원장은 "원론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의 수익성, 사회공헌도 측면에서 최고경영자(CEO) 임명 관련된 금융당국의 입장을 말했고, 여러 번 심도있게 논의를 거친 끝에 만장일치로 결정 난 사항"이라며 "금융위원의 한 명으로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차기 IBK중소기업은행장을 두고 관치금융 논란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라며 "임명권자가 여러 고민을 하겠지만, 중소기업 발전이나 지원에 필요한 리더십과 통제에 따라 경우에 따라 내부에 될 수 있고, 외부에서 될 수도 있다"고 일축했다.

이 원장은 BNK금융그룹과 관련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CEO 선임)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을 했고, 이를 반영해 그룹에서 수정한 사안"이라며 "지금 롱리스트에 있는 후보 중 오래된 인사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됐다면 사외이사들이 알아서 걸러줄 것"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내정되면서 불거진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원장은 "대주주가 있는 기관이고 대주주가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겉으로 보기에 관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의견을 말하는 게 오히려 관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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