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길 따르는 김민선, 이상화 세계기록 넘본다

김지섭 2022. 12. 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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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은퇴)의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세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우상의 세계 기록 경신까지 바라본다.

이상화가 2007년 만 18세 때 작성한 500m 주니어 세계 기록(37초81)을 10년 후 김민선이 같은 나이로 37초70을 찍어 갈아치웠다.

2010 밴쿠버올림픽, 2014 소치올림픽 2연패 등 오랜 시간 최강자로 군림한 이상화와 달리 김민선은 세계 수준과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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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500m에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김민선이 2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은퇴)의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세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우상의 세계 기록 경신까지 바라본다.

올 한 해 김민선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이상화의 뒤를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타이틀을 처음 달고 나간 2022 베이징올림픽 여자 500m에서 7위에 그쳤지만 올해 하반기에 최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달 열린 2022~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고, 일주일 뒤 펼쳐진 2차 대회도 1위를 차지했다. 이달 3, 4차 대회도 연이어 휩쓸었다. 새 시즌 4개 대회 연속 월드컵 우승이다.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5개 대회 연속 1위다.

4차 대회를 마치고 20일 귀국한 김민선은 “베이징올림픽 7등에서 월드컵 1등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준다”며 “사실 올림픽 시즌을 준비했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이번 시즌도 똑같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간 과정이 쌓여서 올 시즌에 잠재력이 터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선은 주니어 시절부터 ‘포스트 이상화’로 주목받았다. 이상화가 2007년 만 18세 때 작성한 500m 주니어 세계 기록(37초81)을 10년 후 김민선이 같은 나이로 37초70을 찍어 갈아치웠다.

4차 월드컵에서 역주를 펼치고 있는 김민선. 캘거리=AP 연합뉴스

하지만 시니어 무대에서는 성장통을 겪었다. 2010 밴쿠버올림픽, 2014 소치올림픽 2연패 등 오랜 시간 최강자로 군림한 이상화와 달리 김민선은 세계 수준과 격차를 보였다. 때문에 이번 시즌 4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고도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김민선은 “아직 (이)상화 언니와 비교하기엔 부족한 게 많다”며 “언니는 오랫동안 1등 자리를 지켰고, 세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는 낮췄지만 꿈은 크게 가졌다. 주니어 시절처럼 이상화의 세계 기록(36초36)을 다시 한번 넘어서는 게 목표다. 4차 대회에서 작성한 자신의 최고 기록(36초96)과는 0.60초 차다. 1차 대회를 앞두고 꿈에 이상화가 나왔다는 김민선은 “언니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싶다”면서 “세계 기록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보완할 점은 스타트다. 이상화가 세계 기록을 세울 당시 첫 100m 구간 기록은 10초09로, 김민선의 개인 최고 기록 때 나온 기록(10초46)과 0.37초 차가 난다. 김민선은 “스타트 문제는 예전부터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어렵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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