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양수도 M&A시 소액주주 지분 의무매수 도입…"매각기회 보장"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금융당국이 주식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에서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한다.
그동안 해당 방식의 M&A는 일반주주들이 지분 매각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앞으로 인수회사는 주식양수도 M&A를 할 경우, 일반주주들의 보유 주식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으로 사들여야 한다.
21일 김광일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의무공개매수는 상장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정도의 지분을 취득할 때,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공개매수로 취득해야하는 제도다. 국내 M&A 시장의 경우, 주식양수도 방식(84.3%)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유형에 비해 피인수회사 주주에 대한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해당 제도는 M&A 과정에서 피인수회사 주주에게도 보유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설계된 제도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M&A로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면, 경영권 변경을 수반한 지분과 일반주주 지분을 포함해 총 50% 이상의 주식을 공개매수해야 한다. 이때 인수회사는 일반주주들의 지분을 지배주주와 동일하게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으로 매수해야 한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매수물량(총 전체주식의 50%+1주 이상)이다. 예를 들어 인수회사가 M&A 대상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 30%를 매입한 경우, 공개매수에 해당하는 물량은 20%가 된다. 이때 공개매수에 응한 일반주주의 지분율이 10%라면, 나머지 10%는 반드시 채울 필요가 없다. 다만 공개매수에 나선 일반주주 지분율이 20%를 초과할 경우 인수회사는 비례 배분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이게 된다.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해당 제도가 자본시장 선진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매수대상을 확대하는 등 보완해야할 지점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당 제도의 적용요건이 상장사 주식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인데, 코스닥시장에서는 20% 미만의 지분으로도 회사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분이 25% 미만인데 사실상 최대주주이면서 경영권을 행사할 경우도 제도 대상에 포함해야 규제의 공백이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만약 대주주가 45%의 지분을 가졌다고 가정하면, 공개매수는 5%에 한해서만 진행하게 된다"며 "이 경우 나머지 55%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반주주들 중 10분의 1만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적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어디에서도 공개매수 대상을 50%로 하는 국가는 없다"며 "주주평등권 차원에서도 일반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 전부를 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성 김앤장 변호사는 "공개매수 대상이 50%+1주이기 때문에 모든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할 권리를 부여받지 못한다"며 "아비트라지(차익거래) 거래 등을 포함해 시장에서 기회주의적이거나 정보의 우월성을 이용한 거래가 발생할 수 있어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제도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공개매수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금융위가 향후 일정으로 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시장 적응을 위해 유예기간을 최소 1년 이상 부여하겠다고 전했다.
김광일 금융위 과장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게 됐지만, M&A 위축 가능성을 고려해 50%정도만 인수하도록 부과했다"며 "시장에서 M&A에 대한 공개매수 계획이 발표되면, 사실상 주가는 그와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소액주주가 원할 경우 공개매수에 응하지 못한 물량을 시장에서 매각하는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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