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교 30년 만에 韓 최대 무역흑자국 부상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베트남이 올해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1992년부터 2021년까지 양국간 무역·투자변화를 분석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과 수교한 1992년 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후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인 지난해에는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인 327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홍콩(353억달러)에 이은 2위의 무역흑자 대상국이 됐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의 무역수지에서 베트남(313억달러)이 미국(254억달러)을 앞서고 있어 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1992년 5억달러에서 시작한 한-베트남 교역규모는 지난해 807억달러를 기록해 161배로 성장했다.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811억달러로, 베트남은 일본(784억달러)을 제치고 한국의 제3위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대외교역량은 수출 8.4배, 수입이 7.5배 늘었는데 대베트남 수출과 수입은 각각 142배, 240배 뛰었다.

수교 이후 누적 수출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반도체였다. 대표 수출품이 수교한 해 인조장섬유직물, 석유제품, 복합비료, 섬유 및 화학기계 등에서 지난해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무선통신기기 등으로 바뀌었다. 경제발전에 따라 수출품도 기초제품에서 첨단제품 등으로 교체된 것이다.

누적 수입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무선통신기기였다. 의류, 신변잡화, 컴퓨터,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대베트남 투자 규모도 크게 늘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베트남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기준 한국이 9203건, 785억달러로 투자 건수와 금액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대베트남 해외직접투자(FDI)는 1992년 1700만달러에서 지난해 24억달러로 급증했다.

베트남 역사상 외국인 직접투자 최대기업은 삼성으로, 올해 2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총 투자액이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LG전자도 4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스마트폰 부품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한-베트남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에서 '포괄적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했다. 한국 경제계는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뿐 아니라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협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베트남 축구를 놀랍게 발전시킨 박항서 매직처럼 지난 30년간 한-베트남 경제 관계도 매직으로 불릴 만한 눈부신 발전을 일궈냈다"며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1500억달러 규모로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