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태광산업 10조원대 투자계획 설명회 열어야"

재원조달 계획·시행시점 등 상세 내용 공개 요구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최근 태광그룹이 발표한 10조원대 대규모 투자계획과 관련해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계획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21일 촉구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옥. (사진=제임스정)

앞서 지난 19일 태광그룹은 2023년까지 10년간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와 금융·서비스 부문에 총 12조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약 7000명을 신규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해 트러스톤은 21일 입장문에서 “태광산업이 발표한 투자계획은 트러스톤이 2021년부터 요청해온 ‘현금성자산에 대한 활용방안 공유’에 일부 부응하는 계획”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태광그룹이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내년 1월19일까지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이 작년 5월과 올해 5월에도 이미 비슷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지만, 실질적인 투자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하면서다.

최근 불발된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도 언급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은 최근 4000억원에 달하는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했는데, 태광산업의 풍부한 재무적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10년간 10조원이라는 투자 자금의 규모와 기간을 고려하면 두 건을 모두 실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태광산업이 심사숙고해서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트러스톤은 “10조원이라는 중대한 발표임에도 불구하고 재원조달 계획이나 시행시점 및 투자방식, 기대효과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이번 투자계획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투자계획 진정성 제고를 위해 내달 19일까지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러스톤은 “설명회 가부 여부를 오는 29일까지 공시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간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에 지속적으로 주주친화적 활동과 계획을 요청해 왔다. 20일 기준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발행주식 중 5.8%를 보유하고 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