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 모델로 동물실험 대체…대체시험법에 뛰어든 바이오

송연주 기자 2022. 12.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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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국, 유럽 중심으로 기술개발 활성화
바이오솔루션 등 국내 바이오 기업도 개발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08.3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법이란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거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하는 시험법을 말한다. 그간 의약품, 화장품, 화학물질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실험동물(쥐, 토끼 등)을 활용한 시험을 많이 수행했지만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와 과학적·기술적 한계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과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줄기세포 응용기술을 기반으로 인체조직모델을 개발해 동물대체시험 사업을 하던 바이오솔루션은 최근 질병모델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했다.

질병모델은 인체에서 유래한 조직에 인위적으로 질병을 일으킨 후 치료물질 시료를 넣어 효능·안전성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피부조직에 아토피와 건선을 일으켜 피부 질병모델을 만든 후 치료물질을 적용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동물실험 대체를 위해 조직배양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3D 인체조직모델을 개발해왔다. 사람에서 유래한 세포로 조직을 만들어서 동물 대신 각종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피부, 기관지 점막, 눈 점막 모델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으며, 세포독성시험, 간독성 시험 등 동물대체시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화상치료 피부세포치료제 기술을 활용해서 3D 인체 피부모델을 상용화했는데 피부 알러지 평가 등 화장품·의료기기 안전성 평가의 동물대체시험법으로 활용된다. 기능성 화장품 효능평가 모델, 인체 대상의 임상평가과 세포시험간의 중개연구로도 활용된다.

특히 인체피부모델을 활용한 피부자극시험과 인체각막유사상피모델을 활용한 안점막자극시험은 OECD 국제 표준 시험법에 등재되며 국제 표준화됐다. OECD 국제 표준 시험법에 등재되면 이 시험법을 따라 수행한 화합물의 독성테스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시험 요구없이 인정받는다. 무역 장벽을 해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바이오솔루션 이수현 연구실장은 "사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인수공통 질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함에도 질병치료 연구에서는 여전히 동물모델을 통한 시험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러나 구축비용, 소요시간, 시험의 정확성에서 한계가 있다. 우리가 개발한 인비트로(In-Vitro) 시험은 질병 발생과정의 메카니즘 규명과 치료제 개발 평가에서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중심으로 기술개발 활성화

현재 해외에서는 동물실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동물대체시험으로 전환하고 있다. 유럽에선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유통·판매를 최초로 금지(2013년)한 후 2016년부터 대체시험법 개발을 위한 독성위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국은 포유동물실험 관련 예산을 2025년까지 30% 삭감했고, 2035년까지 전면 퇴출을 선언한 후 대체시험법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대체시험법 기술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다양한 비동물실험법이 피부자극성·부식성, 피부감작성, 안자극성, 광독성을 평가하는 공인시험법(OECD, ICH)으로 개발·활용되고 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장기칩(organ-on-a-chip), 오가노이드 분야의 연구들도 최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연구에서 탄생한 인간유도분화줄기세포 기술은 세포주를 활용한 시험법과 동물실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관심받는다.

실험 자체를 하지 않고 유해성을 파악하는 비실험법도 대체시험법의 주요한 영역을 차지한다. 대상 물질의 독성을 구조적,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특성 등이 유사한 물질의 독성과 비교·평가하거나 통계, 지식 기반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법을 적용해 대상 물질의 독성을 전산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도 연구개발

국내에서도 바이오솔루션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연구에 나섰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지난 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와 ‘OECD 동물대체시험 독성발현경로(이하 AOP) 검증법의 가이드라인 등재’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세포치료제 기업 테고사이언스도 지난해 ‘3차원 배양피부모델을 이용한 상처치유능 분석방법’으로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 특허는 삼차원 배양피부모델을 이용해 상처 유발 후 상처조직이 재생되는 효능을 평가하는 시험방법에 관한 것이다. 회사는 특허 등록을 계기로 기업 및 연구기관의 동물대체 시험용역 의뢰 증가를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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