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어 괜찮다? 지방간, 적극 치료∙관리 필요해” 내과 전백규 원장 [인터뷰]

김가영 2022. 12.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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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간에 과도하게 침착되며 발생하는 ‘지방간’은 국내 성인의 2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환자 수는 더욱 증가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인구의 증가’가 지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43만 478명으로, 2017년 대비 약 36.3% 증가했다.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주위에서 지방간이 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보니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기 일쑤다. 하지만, 내과 전백규 원장(아산서울내과)은 지방간은 치료가 필수인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지방간은 지방간염을 통해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 진행할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 원장의 설명이다.

전백규 원장(아산서울내과)|출처: 아산서울내과

Q. 지방간, 어떤 질환인가요?
정상적인 간에는 지방이 5% 이내로 존재하는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중성 지방이 간세포에 축적되는 것으로,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한 과도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누어집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 섭취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모두 관리되지 않으면 추후 지방간염으로 인해 간경변과 간세포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지방간 환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상승추세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인구의 증가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지방간 질환은 특히 비만, 당뇨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데요. 비만 환자의 91%, 제2형 당뇨병 환자의 69%에서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정상체중을 가진 경우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지방간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방간은 증상만으로 의심하기 힘들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흔히 간은 '침묵형 장기'라고 불리는데요. 지방간의 증상은 어떠한가요?
대부분의 간질환과 마찬가지로 지방간 역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간은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으로 나누어집니다. 단순 지방간은 간에 염증을 유발하지 않고 지방만 침착된 상태이며, 지방간염은 간세포 내의 염증을 유발하는 상태로 간 수치 상승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 모두 증상을 유발하지 않으며,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지방간은 증상으로 의심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지방간은 비만이나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본인이 비만하거나 당뇨가 있다면 지방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인이 없어도 지방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검진을 통해 지방간 여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주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하셨습니다. 필요한 검사와 주기를 짚어주신다면?
지방간을 진단할 때는 '초음파 검사법'을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이는 쉽게 할 수 있고, 부작용이 없는 유용한 영상 진단방법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나 간 내 지방이 30% 미만인 경미한 지방간에서는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CT와 MRI 검사법도 있습니다. CT의 경우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진단에서는 정확도가 높지만 방사선 피폭의 단점이 있고, MRI는 간 내 지방량을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이나 검사 비용이 고가라 지방간질환의 진료에 일차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각 검사법의 장단점을 고려해보면 지방간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판단됩니다.

지방간의 검사 주기의 경우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방간에 의한 간경변이 있다면 6개월 간격으로 검사해야 하며, 섬유화가 있다면 담당의사와 상의하에 검사 주기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Q. 지방간을 진단받았다면 치료가 필수일까요? 치료를 미루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요.
지방간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치료가 필수입니다. 지방간은 지방간염을 통해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지방간 또는 지방간염에서 바로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간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간에 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정상인에 비해 비만도(22.3 대 25.4)가 높고, 제2형 당뇨병(3.7% 대 9.4%)과 대사증후군(10.7% 대 41.4%)의 동반율이 유의하게 높습니다. 또한 관상동맥 및 뇌혈관질환의 유병률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게 보고되고 있으며 간세포암과 더불어 식도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의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간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Q. 지방간 치료제로 인정받은 물질은 없다고 알려졌는데요. 지방간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지방간질환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 약은 임상연구 중으로, 현재까지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없습니다. 지방간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활습관 개선 △대사증후군에 대한 치료 △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에 대한 약물치료 △지방간질환 관련 간경변증 등 합병증 치료 등의 치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식이조절은 총에너지섭취량 감소가 가장 중요하며, 특히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운동요법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군 개선에 도움되며, 운동의 종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이 모두 도움됩니다.

지방간염을 치료하는 약제 개발은 현재까지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간을 직접 표적으로 하는 항지방간염, 항섬유화 치료 약제와 간 내 지방량을 줄이거나 항산화 효과 및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등 대사장애를 개선하는 약제입니다. 이러한 약제는 부작용 및 안전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투여해야 합니다.

Q. 치료 기간은 얼마나 소요되나요?
지방간질환에 대한 치료 기간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지방간질환을 발생시킨 기저 질환이 개선되면 지방간도 호전되므로 아마도 기저 질환을 치료하는 시기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간이 간경변에 이르면 지속적으로 관리·치료해야 합니다.

지방간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체중관리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지방간 관리 시 중요한 사항을 짚어주신다면?
지방간질환은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과체중이나 비만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체중 조절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야 하며, 특히 폭식을 삼가야 합니다. 폭식에 따른 고열량 음식섭취는 비만의 위험도를 높이고 지방간질환의 위험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뇨와 고지혈증 관리를 함께해야 합니다. 당뇨와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경우, 이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지방간질환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전백규 원장 (아산서울내과 내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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