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니까···도전 선언만으로 돈방석 예감 쏟아지는 이유

김은진 기자 2022. 12. 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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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9일 열린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시점까지 완벽하다. 이정후(24·키움)가 전성기에 접어들자마자 도전장을 낸다. 역대급 비단결 고속도로, 내년에도 지금까지처럼만 걸으면 그야말로 황금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미국에 가기 전, 이미 KBO리그 연봉 역사의 새로운 기록부터 세울 전망이다.

6년차였던 올해 이정후의 연봉은 7억5000만원이었다. 2014년 투수 장원삼이 기록했던 9년차 최고 연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졸신인 최초의 전경기 출장과 함께 압도적인 신인왕에 오르며 데뷔한 뒤 2년차부터 해당 연차 최고 연봉 기록을 계속 경신해온 이정후는 직진을 거듭하며 이제 7년차에 곧장 1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키움은 파격적인 연봉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 하는 팀이다. 잘 한 선수에게는 아끼지 않고 연봉을 쭉쭉 올려준다. 팀의 상징인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래왔다. 이정후의 연봉은 지난해 생애 첫 타격왕에 오르면서 5억5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2년 연속 타격왕과 함께 타격 5관왕에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팀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다.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다.

연봉 10억원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자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금액이다. FA나 다년계약이 아닌 순수한 1년 계약을 통해 10억원을 받은 선수는 추신수(SSG)와 박병호뿐이다. 추신수는 지난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SSG에 입단하며 27억원, 박병호는 2018년 미국에서 키움으로 복귀하며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 둘 다 해외 복귀파였다. 이정후가 10억원대 연봉을 받게 되면 그야말로 KBO리그 연봉 재계약의 신기원을 열게 된다. 이정후는 이미 올해까지 6년 동안 22억5700만원의 연봉을 벌었다.

메이저리그조차 이정후의 내년 도전 선언에 공식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내주며 “내년 겨울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반응하고 있다. KBO리그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 자체가 최근 몇 년 사이 한 단계 높아진 가운데 이정후는 데뷔 이후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아 국제무대에 눈도장을 찍어놓기도 했다. 이미 주목받고 있던 기량이 절정으로 향하는 시점이다.

한국인 선수의 역대 포스팅 최고액은 LA 다저스 입단 당시 류현진의 6년 3000만 달러, 연간 최고는 김하성(샌디에이고)의 4년 2800만 달러다. 이정후의 가치는 이미 그 이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정후보다 1년 먼저 진출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가 당장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요시다는 최근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약 1160억원)에 계약했다. 이정후와 같은 포지션인 데다 일본 최고 교타자로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쳤다는 점까지 닮아있다. 요시다는 4차례나 20홈런 이상을 쳤다. 이정후는 올해 처음 20홈런을 치며 이제 막 장타력을 더했다. 나이는 이정후가 5살이나 어리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최근 아시아 유망주 랭킹에서 이정후를 요시다보다 한 단계 높은 5위로 놓고 외야수 중에서는 최고로 평가하기도 했다. 일본과 한국 리그에 대한 시선의 차이가 있더라도 이정후는 올해 요시다의 계약 수준까지 넘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무엇보다 이정후의 가치를 지금 짐작하기 어려운 이유는 어린 나이, 심지어 기량의 정점을 향해 이제 막 출발한 타자라는 점이다. 내년 WBC를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한 번 터뜨리고, 시즌 중 근래 2년과 같은 활약을 ‘하던대로’ 이어가기만 해도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구단으로부터 포스팅 허락도 받았고 내년 국가대표 출전 여부에 따라 바로 FA 자격으로 도전할 수도 있다. 이제 ‘선수 이정후’ 자체가 황금덩어리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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