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삼성→NC' 13년 백업 포수의 소회, "수고한 나 자신, 좋은 추억과 함께했다" [오!쎈 인터뷰]
[OSEN=조형래 기자] “13년 백업 생활을 했지만 그래도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좋은 추억들과 함께했다.”
두산, 삼성, NC에서 13년 동안 현역 생활을 했던 포수 김응민(31)이 현역 은퇴 이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김응민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은퇴 소식을 전했다. "13년 동안 화려한 선수 생활로 마치지는 못한 것 같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점점 꿈이 되었던 지도자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라며 은퇴 소식을 전했다.
중앙고 출신인 김응민은 2010년 두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고 2012년 정식 선수가 됐다. 감격의 1군 데뷔는 2014년. 하지만 두산에서 6시즌 동안 1군 출전은 15경기가 전부였다.
결국 2016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삼성에서는 2020시즌 45경기 타율 2할2푼4리 5타점을 기록하는 등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2021년 다시 1군 1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해 12월 김태군의 반대급부로 심창민과 함께 NC 유니폼을 입었다.
NC맨이 된 김응민은 절치부심 했다. 하지만 올 시즌 34경기 타율 1할3푼4리 1홈런 5타점의 성적을 남겼고 결국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그의 프로 통산 성적은 104경기 타율 1할8푼6리 2홈런 15타점.
21일 OSEN과 연락이 닿은 김응민은, “13년 선수 생활 동안 모두 제 앞이 국가대표 포수들이 있었다. (양)의지 형, (강)민호 형과 함께했다. 많이 배웠고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기회를 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 벽이 높았다”라면서 “백업 생활을 오래 하고 세월이 지나니까 어린 선수들도 올라오더라. 곧 32세가 되는 현실도 생각을 해야 했다”라고 현역 생활을 되돌아보며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고민을 전했다.
이어 “현실을 생각해보니 지도자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많은 코치님들이 ‘너는 지도자 하면 잘 하겠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괜찮은 경험들을 쌓은 것 같아서 지도자로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양의지가 떠나고 박세혁, 안중열이 합류하는 등 올해 NC의 포수진 구성에 변화가 생겼지만 김응민은 일찌감치 자신의 거취를 고민했다. 그는 “누가 왔다고 고민을 했던 것은 아니다. 9월부터 은퇴에 대한 고민을 한 것 같다. 자려고 누울 때마다 저 혼자서 미래를 그려보고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가장 아쉬워 했던 선수는 김응민의 앞에 버티고 있었지만 든든한 형이었던 양의지였다. 그는 “의지 형에게 은퇴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다. 두산 시절부터 NC에서까지,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의지 형이 ‘고생 많이 했다. 차라리 잘 됐다’라며 아쉬우면서 후련하게 말씀해주셨다”라면서 “의지 형이 많이 조언도 해줬고 나도 구하고는 했다. 의지 형은 ‘요즘 배터리 코치가 귀하다’라면서 지도자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강인권 감독과도 두산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그는 “감독님께는 전화로만 인사 드렸다. 감독님은 애정을 많이 주셨다”라며 “두산 배터리 코치 하실 때부터 제가 존경했다. 많은 애정을 주셨고 또 저도 많이 재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스스로도 “나는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라고 했다.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근성과 화이팅으로 13년을 버틴 자신을 위로하고 토닥였다. 그는 “2010년에 육성선수로 1년 반 정도 뛰고 정식 선수가 됐다. 하지만 백업 생활이 힘들지 않나. 그래도 성실하게 13년 동안 버틴 것에 위안을 삼고 싶다. 저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두산 시절 첫 홈런을 친 순간을 꼽았다. 김응민은 2015년 9월3일 마산 NC전에서 이혜천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그는 “두산 시절 첫 홈런을 친 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두산, 삼성, NC를 거치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다고 했다. 그는 “두산에서 야구 잘 하는 형들과 함께했던 게 추억에 많이 남는다. 삼성에서도 추억이 많다. 이때까지 좋은 추억과 함께 야구를 했던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3년 동안 스포트라이트 못 받은 선수였는데 많이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제 와이프와는 22살 부터 만났다. 어려울 때부터 힘을 합쳐서 여기까지 왔는데 내조를 잘 해줘서 고맙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다”라며 13년 현역 생활을 응원해 준 팬과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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