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과 폭탄주의 공통점?…취하기 딱 좋은 농도 [Q&A]

권지담 2022. 12. 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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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간 건강 지키기 위한 주의사항
게티이미지뱅크.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회식과 모임 등 저녁 약속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연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영업시간·인원수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진행돼 그동안 미뤄뒀던 만남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잦은 모임과 그로인한 과도한 음주는 위장장애와 간 질환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김정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교수(소화기내과)와 함께 음주 관련 궁금점과 주의사항 등을 정리해봤다.

주량은 마실수록 늘어난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주량은 늘어난다. 하지만 늘어난 주량 만큼 간 손상은 배로 커진다. 실제 남들보다 숙취가 덜한, 소위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에서 잘 분해한다. 만성 음주자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효소 외에도 알코올 분해효소인 사이토크롬이 가동돼 분해 작용을 돕는다. 때문에 숙취가 덜 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효소들은 알코올을 분해할 때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간 손상을 유발한다. 주량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간이 손상되고 있다는 ‘건강 적신호’인 셈이다.

또한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술자리 기억을 잃는 현상(블랙아웃)은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높은 수준에 도달하거나 공복에 술을 마실 때 주로 나타난다. 블랙아웃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회로가 차단되는 것으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하이볼은 소주보다 숙취가 덜할까?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얼음 등을 넣고 희석한 술인 하이볼은 다양한 음료의 조합과 함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역시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술 중 하나다. 하이볼과 폭탄주는 알코올 농도가 10∼15%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농도는 몸에서 알코올이 가장 빨리 흡수되는 농도다. 이 경우 과음을 유도하게 되고 혈중알코올농도를 빠르게 증가시켜 심한 숙취를 일으킬 수 있다. 간 손상 위험도 더 크다.

술을 한 번에 많이 먹지 않고 조금씩 자주 먹더라도 절대적인 알코올의 양이 동일하다면 알코올성 간 질환의 위험성도 똑같이 커진다. 횟수를 줄이기보단 적당량을 마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알코올 분해효소는 일정 시간당 분해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알코올을 분해하고 해독할 때까지 2∼3일의 시간을 두고 소량씩 마시는 것이 좋다.

숙취해소제 효과는?

최근 숙취해소제는 음료뿐 아니라 젤리나 환 등의 형태로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선 숙취 유발요인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를 낮춰야 하는데,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해소제 대부분은 이 기능보단 위장관의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몸 안에 흡수되는 시간당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기능의 제품이다. 숙취해소제들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로 인한 직접적인 위장 점막 손상 등을 방지한다는 보고가 있고, 음주 후 포도당과 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피로감과 두통, 근육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을 마시는 것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과음할 경우 알코올 분해에 수분을 이용하고 이뇨작용(인체가 흡수한 수분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이 활발해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탈수 등이 발생하면 숙취가 더 오래가기 때문에 물이나 이온음료 등 수분과 전해질(수분에 녹아있는 이온)을 보충해주는 것이 권고된다.

안주는 알코올이 위장에서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해 취하는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결국 마신 술의 알코올은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안주와 상관없이 간 손상 정도는 같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는 기름진 안주보단 생선이나 콩류와 같은 단백질과 과일, 야채 등을 섭취해 알코올로 몸 안에 흡수가 떨어질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꿀물과 같은 당류도 알코올로 인한 저혈당과 대사 이상 예방에 효과가 있다.

소주 적당량은 한 병?

우리나라에서 권고하는 위험음주인 ‘알코올성 간 질환’이 생길 수 있는 주량은 소주를 기준으로 일주일에 남성은 3분의 2병, 여성은 반병이다. 여성은 간의 크기가 남성과 견줘 작고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알코올성 간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으로 간 질환이 있는 경우 한 잔의 술도 간 질환을 진행할 수 있어 위험하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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