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오심 덕에 16강?…FIFA 심판 강사 우루과이-포르투갈전 오심 지적

수키딘 빈 모드 살레 국제축구연맹 심판 강사 겸 대한축구협회 수석강사 |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 어떤 대회보다 판정 논란에서 자유로운 2022 카타르 월드컵도 오심은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 강사가 벤투호의 짜릿한 16강 진출과 맞물려 통한의 눈물을 흘린 우루과이가 오심의 희생양이었다고 지적했다.

수키딘 빈 모드 살레 대한축구협회 심판 수석강사(56)는 2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2 대한축구협회 심판 컨퍼런스에서 카타르 월드컵 판정 경향에 대해 발표했다.

FIFA 심판 강사를 겸하고 있는 그는 본선 32개국이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치른 총 64경기를 분석해 국내 심판들과 공유했다.

수키딘 강사는 페널티 지역에서 진행된 비디오 판독(VAR)과 관련해 두 차례 오심을 짚었다. 그가 먼저 언급한 것은 지난달 29일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맞붙은 H조 2차전 막바지 0-1로 끌려가던 우루과이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핸드볼 반칙이었다.

히메네스는 페널티지역에서 포르투갈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막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왼손으로 땅을 짚다가 공을 터치했다. 당시 주심은 VAR 심판과 교신한 뒤 히메네스의 핸드볼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르난드스가 후반 48분 직접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2-0 승리를 결정지었다.

우루과이-포르투갈전 오심 의심 장면 | FIFA 홈페이지 캡처

수키딘 강사에 따르면 VAR 심판은 주심에게 “(넘어지던) 히메네스의 팔이 아직 땅을 지지하지 않는 상황이었으니 핸드볼이 맞다”고 의견을 전달했고 주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수키딘 강사는 “넘어지는 선수가 몸을 지탱하기 위해 뻗은 손은 땅에 닿기 전에 공이 닿아도 핸드볼이 아니다”면서 “주심이 (규정) 해석을 잘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심판들이 더 정확하게 판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오심은 H조의 16강 구도를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16강에 오른 H조 2위 한국과 3위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승점(4점)과 골득실(0)이 같았다. 한국이 우루과이보다 다득점에서 2골 앞서면서 웃었는데, 이 오심이 없어 우루과이가 포르투갈에 0-1로 졌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우루과이가 골득실에서 +1로 한국을 제치로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수키딘 강사의 발언은 FIFA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FIFA는 아직 이번 월드컵에서 오심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조별리그 탈락에 격분한 우루과이 선수들이 가나와 3차전이 끝난 뒤 판정과 관련해 거친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징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수키딘 강사는 한국에서 월드컵 심판이 배출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심판으로 개성과 축구에 대한 이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의 마지막 월드컵 심판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부심을 맡았던 정해상 심판이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