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사태' 못 피한 카카오…지난해 정보보호 투자 '네이버의 40%' 그쳐

오현주 기자 2022. 12. 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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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난해 141억원 투자…350억원 쓴 네이버와 대비
정보보호에 서버 백업 포함…"위기관리 준비 미흡" 평가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 10월 초유의 먹통 사태를 일으킨 카카오가 지난해 해킹 위협과 재난대비 서버 백업 등을 위해 쏟은 정보보호 투자액이 네이버의 4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 공시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21년 정보보호에 141억원을 투자했고, 네이버는 35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의 정보보호투자액은 네이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카카오 정보보호·IT 투자 네이버의 40%…"보안·위기관리 준비 미흡"

카카오의 투자액은 네이버(350억)와 네이버 클라우드(280억원) 정보보호 투자금을 합한 금액과 비교하면 22.4%에 불과했다.

정보통신업 정보보호 투자액 상위 10대 기업 기준 네이버는 3위인 데 비해 카카오는 10위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톱3는 1위 KT(1021억원)·2위 SK텔레콤(627억원) 3위 네이버(350억원)으로 구성됐다. 다음은 △LG유플러스(350억원) △네이버클라우드(280억) △SK브로드밴드(234억원) △엔씨소프트(162억원) △LG CNS(158억원) △삼성 SDS(145억) △카카오(141억원) 순 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보보호의 상위개념인 정보기술(IT) 투자액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의 IT 투자액은 3599억원으로 네이버(9253억원)의 39% 수준이었다.

정보통신업 정보보호 투자액 상위 10대 기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시 현황 보고서 갈무리)

정보보호 투자는 크게 두 가지다. 외부 해킹 위협에서 시스템을 보호하는 사이버 보안 영역과 재난이 발생하면 이를 빠르게 복구하는 백업 개념의 재해복구(DR)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카카오가 '제로 트러스트'(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는 뜻) 시대에서 해킹 위험은 물론이고, 재난 상황에 대한 위기관리가 미흡했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카카오 먹통은 위기 상황을 대비한 이중화 조치가 미비해 발생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if kakao)에서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가 완전하지 않아 상황 초기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삼중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화'는 평소 서버와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여러 공간에 복제하고, 한 데이터센터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센터의 서버와 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말한다.

◇네카오 지난해 모두 6조원대 매출 기록…업계 "카카오, 기본기 소홀" 지적

정보기술(IT)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 규모가 비슷한 수준인 점에도 주목한다. 지난해 카카오(6조1366억원)와 네이버(6조8175억원)는 모두 매출 6조원대를 기록했다. 계열사 136개(5월 기준)의 카카오가 그간 덩치 키우기에만 집중해 서버의 안전 관리 등 기본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정보보호 투자액 비중(정보기술 투자액 중 정보보호 투자액 수준)이 다른 업종의 상위 기업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네이버(3.79%)와 카카오(3.91%)는 모두 3%대를 기록했는데, 삼성전자(6939억원)·LG전자(455억원)는 각각 9.55%·18.86%를 찍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네카오 같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는 전체 IT 투자가 많은 기업이다보니 전자업계보다 정보보호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면서도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이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들어 메일을 활용한 각종 피싱(Phishing) 위협이 잇따르면서, 디지털 전환(DX)의 선두에 서 있는 빅테크 기업이 정보보호에 통크게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보안기업 SK쉴더스는 내년 이메일 또는 문자 메시지 속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이미지 파일로 위장한 '제로클릭' 해킹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여러 해킹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SK C&C의 정보보호투자액은 135억원으로, 경쟁사인 LG CNS(158억원)·삼성SDS(145억원)보다 적었다. 다만 이 회사(1조8372억원)는 경쟁 기업보다 매출이 상당히 낮다. 당시 LG CNS는 4조1431억, 삼성 SDS는 13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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