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성추행 논란 '결혼지옥' 방심위 가나…"항의 민원 2900건 넘어"

방심위 측 "관련 입장 無…검토 거쳐 안건 상정 여부 판단"
남편, 의붓딸에 과한 애정행각→프로그램 폐지 요구까지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이 새 아빠의 의붓딸 신체 접촉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여파로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것은 물론, 뿔난 시청자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프로그램과 관련한 항의 민원을 접수하는 사례까지 빗발치고 있다.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지난 19일 송출된 ‘결혼지옥’ 20회 방송분에 대한 항의 민원이 2900여 건 정도 접수됐다”고 전했다.

‘결혼지옥’ 논란에 대해 방심위 측은 “아직까지 방심위 차원에서 입장을 따로 낼 계획은 없다”면서도 “접수된 민원들은 내부 검토를 거쳐 방송통신심의 위반 여부를 판단해 심의 안건으로 상정될지 여부를 가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지옥’은 지난 19일 방송에서 7세 딸 양육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부부의 사연을 다뤘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사연자의 재혼 남편이 7세 의붓딸에게 애정행각이란 이유로 신체접촉을 하는 장면들이 전파를 타면서다. 의붓딸이 “놔 달라. 삼촌(재혼 남편) 싫어”며 거절 의사를 계속 표시했지만, 남편은 아이의 엉덩이를 찌르거나 껴안는 등 신체 접촉을 이어갔다.

아내 역시 이를 만류하며 그만둘 것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딸을 향한 애정표현’이라 주장하며 신체 접촉을 이어갔다.

오은영 박사는 이에 “유난히 촉각이 예민한 애들이 있다. 그런 애들은 뽀뽀하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며 “친부여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며, 새 아빠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방송 직후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결혼지옥’ 제작진이 사연자 남편에 대한 제지도, 심의에 대한 고려도 없이 아동 성추행 장면을 그대로 방송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것. 일부 시청자들은 MBC 공식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20일 문제의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했지만, 이번 방송에 대한 제작진의 별도 공식입장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의 논란이 방송통신 심의 사안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결혼지옥’ 제작진 측이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한편 ‘결혼지옥’은 어느새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오은영 박사가 이들과 함께 직접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며 조언하는 토크멘터리 예능이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