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적응 끝난 홍건희, '뻔뻔한 남자'되면 두산 뒷문 걱정 끝

장강훈 2022. 12. 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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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은 연말 휴가도 반납한채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마무리 보직에 완벽히 적응한 홍건희(30) 덕분이다.

홍건희 역시 시즌 후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처했고, 비활동기간에도 꾸준히 훈련 중이다.

홍건희는 "마무리 역할이 재미있다"면서 "구위를 유지하는 것, 변화구 각을 가다듬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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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건희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 9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홍건희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은 연말 휴가도 반납한채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 감독은 “초보라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선수들에 관해 공부해야 한다. 스프링캠프까지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기본 전력은 갖췄다.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모두 교체했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양의지를 영입해 부족한 퍼즐을 맞췄다.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검증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면, 대안을 찾을 때까지 다른 선수들로 팀을 꾸려가야 한다. 기본 전력을 갖췄더라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나마 뒷문은 든든한 편이다. 마무리 보직에 완벽히 적응한 홍건희(30) 덕분이다. 홍건희 역시 시즌 후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처했고, 비활동기간에도 꾸준히 훈련 중이다. 올해 등 담 증세와 허벅지 통증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기억이 있어, 휴식 대신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몸은 괜찮다. 주위에서는 쉬라고 하는데, 너무 쉬면 다시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을 기본으로 한 체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왼쪽)가 수비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허경민을 반기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2011년 신인 2차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홍건희는 2020년 트레이드로 잠실에 입성했다. 신인 때부터 빠른 공을 던진 투수여서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불펜 필승조로 활약하며 6승6패17홀드 평균자책점(ERA) 2.78로 안정감을 보인 그는 올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꿔 18세이브(2승9패9홀드, ERA 3.48)를 따냈다. 내년에는 풀타임 마무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건희가 뒷문을 지키면 두산 전력 구상 퍼즐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이용찬이 팀을 떠난 뒤 마무리 부재에 시달리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는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맛이 일품이다. 시속 150㎞짜리 빠른 공을 자신있게 던지기 시작하면서 홍건희도 ‘마무리의 맛’에 빠졌다. 홍건희는 “마무리 역할이 재미있다”면서 “구위를 유지하는 것, 변화구 각을 가다듬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두산 홍건희(왼쪽)가 최원준 등 동료들과 함께 투수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변화구 완성도를 높여 타자를 맞혀잡는 투구도 중요하지만 ‘뻔뻔한 남자’가 되는 것도 마무리 투수에게는 필요한 덕목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불펜 투수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한두 점 차에 주자 있는 상황에 등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승계주자가 득점해도 내 책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아닌 타자에 집중하라는 의미로, 승계주자를 들여보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결과에 신경쓰지 말라는 얘기다.

블론세이브는 필승조, 특히 마무리의 숙명이다. 블론에 대한 두려움 탓에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면, 팀도 자신도 손해다. ‘착하고 순한 남자’로 꼽히는 홍건희에게 필요한 얘기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좋은 형’이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세상 뻔뻔한, 이기적인 남자로 거듭나면 두산의 뒷문을 걱정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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