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양인영이 원하는 것, FLY TO PLAYOFF!

손동환 2022. 12. 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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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인터뷰는 10월 19일 오후에 진행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WKBL은 지난 10월 18일 하나의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FLY BY WKBL’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파일럿으로 변신한 농구선수, 2022~2023 시즌 여자프로농구 더 높이 난다’의 컨셉으로 이뤄진 2022~2023시즌 디지털 화보를 공개했다.
부천 하나원큐의 신임 주장인 양인영도 현장에 있었다. 누구보다 ‘FLY’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그럴 이유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비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신’ 그리고 ‘긴 슈팅 거리’
빅맨의 가치는 현대농구에서도 중요하다. 다만, 현대농구가 원하는 빅맨의 스타일이 이전과 달라졌다. 빅맨이 해야 할 일 또한 이전보다 많아졌다.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는 당연하다. 여기에 속공 가담과 긴 슈팅 거리도 갖춰야 한다. 이런 요소를 갖춘 빅맨은 ‘스트레치 4’라는 별칭을 얻는다.
양인영은 184cm의 신장을 자랑한다. 미드-레인지 점퍼도 던질 수 있다. 기동력 역시 부족하지 않다. ‘스트레치 4’로서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잠재력을 표출했다.
그리고 2013년에 열린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5번째 순번으로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강이슬(청주 KB스타즈)-최이샘(아산 우리은행)-유승희-구슬(이상 인천 신한은행) 등 쟁쟁한 동기들 사이에서도 높은 순번으로 프로에 입성했다. 위에서 언급한 ‘장신’ 그리고 ‘긴 슈팅 거리’라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2013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5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습니다.
저희 학년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어요. 현실적인 목표는 ‘1라운드 지명’이었죠. 그런데 신한은행에서 제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생각지도 못했어요. 저와 같은 포지션의 언니들이 신한은행에 많았거든요.
2016~2017시즌 중반 삼성생명으로 트레이드됐습니다.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2016~2017시즌 중반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박다정-이민지-양인영을 삼성생명으로 보냈고, 삼성생명은 양지영-유승희-김형경을 신한은행으로 보냈다)

(트레이드를) 남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됐더라고요. 와닿지 않았어요. 많이 당황했던 것 같아요.
맞트레이드 대상 중에 언니(양인영)도 있었어요. 언니랑 함께 뛰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언니와 같은 팀에서 농구를 했어요.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같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웃음)
삼성생명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습니다. 신한은행 시절과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양인영은 신한은행에 있는 4번의 시즌 동안 2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에 있는 4번의 시즌 동안 70경기를 소화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한은행 때는 더 많이 부족했다고 느꼈어요. 기회도 많이 주셨는데, 제가 그 기회를 못 살렸거든요. 삼성생명으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바로 뛴 건 아니었어요. 트레이드된 시즌에는 부상을 당했거든요.
하지만 임근배 감독님께서 많은 관심을 주셨어요. 자신감도 심어주셨고요. 감독님의 관심 덕분에, 저는 연습 경기부터 많이 출전했어요. 출전 기회를 받다 보니, 경기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그 시간이 소중했다는 것 또한 깨달았고요.

백업 빅맨? 주축 빅맨!
양인영은 2019~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었다. 또, WKBL이 2020~2021 시즌부터 국내 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렀기에, 양인영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양인영은 ‘높이’와 ‘슈팅’을 겸비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양인영은 ‘계약 기간 4년’에 ‘2020~2021 연봉 총액 1억 2천 1백만 원’의 조건으로 하나원큐에 입단했다. 하나원큐에 입단한 양인영은 신지현과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로 성장했다. 늘 백업 빅맨이었던 양인영은 팀의 주축 빅맨으로 거듭났다.

2019~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됐습니다. 하나원큐로 이적하셨는데요.
삼성생명에서도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식스맨에 불과했어요. 외국 선수도 있었기 때문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어요.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었죠. 그래서 하나원큐로 이적했던 것 같아요.
하나원큐 이적 첫 시즌(2020~2021)부터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를 소화했습니다. 평균 출전 시간 역시 29분 26초였고요.
뛰기만 하다가 끝난 시즌이었어요.(웃음) 그만큼 정신없었던 것 같아요. 후회도 많이 남았어요. 팀에서 바랐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또, 주축으로 경기를 뛰다 보니, 다른 스트레스가 저에게 다가왔어요. 경기를 많이 뛰는 선수의 스트레스는 식스맨의 스트레스와는 또 다르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팀의 주축 빅맨’이라는 무게감이 생겼습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전 경기를 뛰었고, 출전 시간도 30분에 가까웠어요.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또,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야 했는데, 기복도 심했어요. 그게 가장 큰 과제로 다가왔죠.
견제도 심해지지 않았나요?
예전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받아먹기만 했다면, 하나원큐 입성 후에는 주축 빅맨으로서 파생 옵션도 만들어줘야 했어요. 상대 견제도 심해졌지만, 그건 크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견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웃음)

눈물의 나날들
양인영은 하나원큐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양인영이 소속된 하나원큐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창단 후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귀화혼혈선수로 입성한 첼시 리의 거짓 입성이 밝혀졌다. 그래서 해당 시즌 기록이 삭제됐다)
양인영은 2021~2022시즌에 최고의 기록을 남겼다. 그렇지만 숱한 패배에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어쩌다 이긴 경기에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홈 최종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승 25패’라는 초라한 성적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부천체육관을 찾아준 팬들 앞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2021~2022시즌에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습니다.
(양인영은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를 소화했고, 경기당 31분 28초 동안 13.2점 7.0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상 선수가 생기면서, 저희 팀의 계획이 거의 틀어졌어요. 특히, 구슬이 다치면서, 저희가 준비했던 걸 하기 어려웠어요.
사실 제가 구슬이랑 함께 뛰었던 2경기에서 상당히 못했어요. 또, 구슬이 다쳤던 경기에도, 저희는 지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구슬이 뭐라도 하려고 하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들 건데도, 사력을 다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구슬이 다쳤고, 제가 그 때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해서는 안 됐는데...’, ‘구슬한테 너무 많은 걸 맡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에는 구슬 선수의 입장이 됐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제가 힘들다고 해서,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었어요.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요. 결과는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물론, 힘든 날이 많았어요.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어요. 그러다 보니, 시즌 중후반에는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어요. 선수는 뛰면 뛸수록 좋아진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어요.
‘선수 양인영’은 성장했지만, ‘팀 하나원큐’는 여전히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습니다.
저희 팀은 창단 후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못 갔어요. 선수로서 아쉬움이 드는 건 당연해요. 저희 선수들 역시 ‘약체’라는 평가를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평가를 떨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어요. 선수들 모두 ‘달라진 하나원큐’를 보여주려고 해요.
2021~2022시즌에는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원래 눈물이 많지만(웃음), 1승을 하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또, 저희가 이긴 경기를 보면, 모두가 함께 잘해서 이긴 경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눈물이 더 나왔던 것 같아요.

NEW CAPTAIN OF HANA 1Q
하나원큐는 2021~2022 시즌 종료 후 김도완 감독을 선임했다. 용인 삼성생명에서 수석코치를 지냈던 김도완 감독은 WKBL에서 잔뼈 굵은 지도자다. ‘수비’를 강조하는 탄탄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하나원큐의 변화는 ‘사령탑 교체’에서 그치지 않았다. 선수단을 묶어야 하는 주장도 바꿨다. 양인영이 새로운 주장으로 올라섰다.
주장이 된 양인영은 확고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다. ‘플레이오프’다. 개인 목표 역시 ‘플레이오프’에 맞춰 설정했다. 팀에 필요한, 그리고 장신 자원으로서 해내야 할 ‘리바운드’가 그랬다. 구체적인 목표는 ‘경기당 10개 이상의 리바운드’였다.

하나원큐가 ‘분위기 쇄신’에 나섰습니다. 김도완 감독을 새롭게 임명했고, FA로 풀렸던 신지현을 붙잡았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수비’를 강조하세요. 그리고 비시즌 동안 기본적인 동작 하나부터 잡아주셨어요. 저는 비록 대표팀 차출로 중간에 빠졌지만, 저희 선수들이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느꼈어요. 지난 시즌보다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양인영 선수는 팀의 주장이 됐습니다.
주장이 되고 나니, 책임감이 더 강해졌어요. 특히, 기본적인 것들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아요.
주장이 된 후, 어떤 게 달라지셨나요?
동작 하나와 목소리 하나부터 더 탄탄하게 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제가 지쳤다고 해서 토킹을 안 하면, 선수들에게 “토킹 좀 해”라고 할 수 없어요. 제가 리바운드를 잡지 않으면서, 선수들에게 “리바운드하자”라는 말도 할 수 없고요. 그런 것부터 먼저 하려고 해요.
기쁨의 눈물도 흘리고 싶을 것 같아요.
우리 선수들 모두가 잘해서 팀이 이긴다면, 언제든 눈물 흘릴 준비가 됐습니다.(웃음)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인데, 그렇게 되면 오열할 것 같아요.(웃음) 다만,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잡으려면, 눈물을 숨겨야 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 감정 컨트롤도 철저히 하고 있고요.
2022~2023시즌 WKBL 디지털 화보 촬영에 참가하셨습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사’처럼 더 높이 날고 싶을 것 같아요.
(WKBL이 공개한 2022~2023시즌 디지털 화보는 ‘파일럿으로 변신한 농구 선수’를 핵심 컨셉으로 삼았다)
그런 마음은 당연히 들고, 선수들 모두 각자 목표한 대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어요.
양인영 선수의 2022~2023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팀 목표는 당연히 ‘플레이오프’로 가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리바운드를 10개 가까이는 잡고 싶어요. 사실 매년 했던 말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거든요. 리그에서도 큰 신장의 선수임에도, 원하는 목표를 매년 이루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숙제’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연습해서, 제가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잘 이끌고, 더 나아진 좋은 경기력으로 팬 여러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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