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아트] 그림자 위로 떠오른 세상을 그리는 아티스트 <빈센트 발 : The Art of Shadow>

한겨레 2022. 12. 2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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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이자 그림자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빈센트 발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의 작품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우연히 찻잔에서 코끼리 형태의 그림자를 발견하며 시작됐다.

세상 모든 사물의 그림자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또 다른 세상을 포착해 2차원의 세계를 창조하는 빈센트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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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기간 2023년 4월 23일(일)까지

장소 뮤지엄 209(소피텔앰배서더 서울 호텔 3층)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Shadowology by Vincent Bal, Window of opportunity
저는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보다는 햇빛이 훨씬 대단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항상 태양과 빛이 그림을 그리게 놔두고
거기다 몇 줄의 선만 더할 뿐이죠.

물건 아래 내려온 그림자에 만화처럼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더하고, 시시한 농담처럼 피식 웃게 만드는 언어유희를 담아 제목을 붙인다.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이자 그림자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빈센트 발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의 작품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 우연히 찻잔에서 코끼리 형태의 그림자를 발견하며 시작됐다. 그림자에 작은 선을 더한 것뿐이지만, 이 그림은 빈센트에게 새로운 커리어를 가져다줬다. 그림자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자신의 작풍에 ‘왠지 과학적으로 보이는’ 이름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그림자학(Shadowology)’이라는 말을 지어내고, 자기 자신도 ‘셰도올로지스트(Shadowologest)’라고 부르고 있다. 세상 모든 사물의 그림자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또 다른 세상을 포착해 2차원의 세계를 창조하는 빈센트발. 그의 국내 첫 전시를 소개한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Steamer Dreamer by Vincent Bal, The hand canyon

작업에 사용할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은 셰도올로지스트의 업무 중 하나. 파리의 어느 작고 독특한 중고품 가게에서 이 작은 마네킹 손을 발견한 빈센트는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었다고 한다. 6년간 그림자학을 연구한 결과 그의 집은 잡동사니로 가득해졌다고. 작가가 남긴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 역시 전시 관람의 팁이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Superfly butterfly

길을 걷다 어떤 ‘보석 같은 그림자’를 발견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는 늘 백팩에 종이와 펜을 넣어 다닌다고 한다. 기차 플랫폼, 해변, 고속도로 갓길에서도 빛나는 그림자를 발견하는 그의 어릴 적 꿈은 바로 만화가! 그의 만화적인 상상력은 동물을 표현할 때 더욱 도드라진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날개를 가지게 된 나비도 노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Steamer Dreamer

이 캐릭터는 만두 찜기에 몸을 둥그렇게 말고 어떤 몽상을 하고 있을까? 전시장에 실제 찜기와 조명을 설치해서 그림자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순간을 직접 볼 수 있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Escape from Alcaglass

유리잔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그림자를 관찰하는 것은 언제나 황홀한 일입니다. 빛이 유리잔을 통과하면서 생기는 미묘한 그림자는 바다와 햇빛, 광활한 사막과 노을까지 표현해낸다. 유리잔이 그리는그림자에 매료된 그는 골동품 가게에서 오래된 유리잔을 모으는 것이 일상이 됐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Sandblasted glass

바람 부는 색유리의 사막을 걷고 있는 낙타와 유목민.

Shadowology by Vincent Bal, The shape of water

한 잔의 물로 윤슬 가득한 수영장을 즐기게 된 커플의 모습.

Shadowology by Vincent Bal, The Tree of Light

소담하게 핀 꽃잎의 봉긋한 그림자는 풍성한 머리카락도, 휘날리는 드레스 자락도 될 수 있어 빈센트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소재다. 이번에는 작은 꽃다발에서 우거진 나무의 푸르름과 시원한 그늘을  찾아냈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Instant Temple

소주병이나 한국의 전통 부채로도 작품을 그려온 그는 매콤한 ‘불닭볶음면’ 봉지로 봄날의 고요한 사찰을 세웠다.

Shadowology by Vincent Bal, Concerto for piano peeler

빈센트발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그 단순함이 마음에 든다고. 사실 필러는 감자 껍질을 벗겨내는 용도가 아니고 호박을 자르는 용이지만, 어감상 ‘피아노슬라이서’보다 ‘피아노 필러’가 마음에 들어 원래 이름도 과감히 바꿔버렸다.

글 전정아 ● 그림 제공 (주)디커뮤니케이션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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