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등장한 염상섭·현진건·윤동주…"이상·박태원·김소운 사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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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만든다면 그 가장 중심에는 역시 문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4인의 작가가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를 통해 청와대 춘추관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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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청와대가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만든다면 그 가장 중심에는 역시 문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4인의 작가가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를 통해 청와대 춘추관에 자리 잡았다.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고독, 상처와 싸웠던 문인의 작품이 시대를 견디고 살아남아서 이 자리에 와있는 것을 본다면 관람하는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 하면 떠오르는 어떤 특정한 이미지보다는 더 넓고 푸른 바다를 헤쳐 나가는 미래 공간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청와대 개방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22일 개막해 내년 1월16일까지 이어진다. 2025년 개관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이 그간 기증받고 수집해온 한국문학 자료를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청와대 인근 서촌 지역에서 활동했던 대표 문인 4명을 소환했다. 체부동의 염상섭, 부암동의 현진건, 통인동의 이상(본명 김해경), 누상동의 윤동주가 그 주인공이다
권철호 국립한국문학관 전시운영기획부장은 "전시를 기획하며 균형을 잡고 싶어 소설가 2명(염상섭, 현진건)과 시인 2명(이상, 윤동주)를 선택했고 작품의 색 또한 리얼리즘을 쓴 두 소설가와 모더니즘을 쓴 이상, 순수서정시를 쓴 윤동주까지 한국문학의 다채로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가 선정 기준을 밝혔다.
1부의 주인공은 소설가 염상섭이다. '만세전'과 '삼대'로 잘 알려진 그는 한국의 최고의 사실주의자(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세전'의 중요 판본인 신생활판을 비롯해 그가 오랜 기간 교류해온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작가 나혜석에 대한 작품인 '해바라기', '신혼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다음은 1920년대 대표 소설가인 빙허 '현진건'이다. 그의 대표작 '술 권하는 사회'와 '운수 좋은 날'이 실렸던 '개벽'지 표지와 석가탑 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 '무영탑'의 두 판본을 전시한다.
3부는 한국의 최고 전위예술가이자 모더니스트인 시인 이상의 전시로 꾸몄다. '문학사상'의 창간호 표지로도 잘 알려진 구본웅 화백이 그린 이상의 초상화로 시작하는 전시는 시인을 넘어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퍼였던 그의 모습에 주목한다. 그가 표지를 맡았던 잡지 '중성'과 그가 친구인 김기림을 위해 직접 장정한 '기상도'의 표지도 전시돼있다.
마지막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가 장식한다. 그의 사망 후 출간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과 증보판, 문고판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윤동주가 사랑했던 두 명의 한국 시인 정지용과 백석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윤동주가 백석의 시집 '사슴'을 구할 수 없자 직접 필사하고 장정해 꾸린 '사슴'의 자가본도 전시됐다.
권 부장이 꼽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이상, 박태원, 김소운 사진'이다. 그간 신문 지면 등을 통해서만 볼 수 있던 사진의 원본을 소장하고 있던 고(故) 김소운 작가의 유족들이 기증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 공개된다.
권 부장은 "(자료를 기증받은 뒤) 환호성을 질렀다"며 "그간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사진의 장소가 어딘지 특정할 수 없었는데 이번 원화를 통해 아동세계사에서 3명의 작가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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