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반기 한미훈련 확대… 2019년 폐지된 '독수리연습' 사실상 부활
"美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북핵 고려한 연습 시나리오 개발"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종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또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혁신4.0'(윤석열 정부의 국방개혁안),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우리 군의 능력도 지속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21일 오전 이종섭 장관 주관으로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열린 '2022년 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내년도 국방정책 핵심과제 추진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성과가 실질적인 연합방위태세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년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 상시배치에 준하는 수준의 미 전략자산 전개와 위기관리협의체 활성화 등 미 확장억제 실행력의 실질적 강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54차 SCM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차원에서 '미 전략자산의 적시적이고 조율된 운용과 그 빈도·강도 증가'에 합의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 방어능력 등의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와 관련 전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추가 시험발사를 시사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뒤 한반도 인근 공역에선 미군 F-22 전투기와 B-52H 폭격기 등 주요 전략자산이 동원된 한미연합 공군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한 실전적 연습 시나리오를 개발해 전구(戰區)급 한미연합연습 수행체계를 심화·발전시키고, △내년 전반기 연합연습과 연계해 연합야외기동훈련 규모·종목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특히 "내년엔 '쌍룡' 연합상륙훈련 등 20여개 한미연합훈련을 과거 독수리연습(FE) 수준으로 집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해병대가 참여하는 쌍룡훈련은 2012~18년 기간 독수리연습 일환으로 격년제로 실시돼왔으나,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논의를 뒷받침한다는 차원에서 2019년 독수리연습이 '폐지'된 뒤 함께 중단됐다. 한미는 내년 3~4월 쌍룡훈련을 역대 최대 규모로 재개할 예정이다.
또 국방부는 서울 용산에 있던 한미연합사령부 본부의 경기도 평택(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작전적 효율성이 보장되는 더욱 강력한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하고, △장차 평택 기지가 강력한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공조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국방혁신4.0' 기본계획 수립이 완성단계에 있음에 주목, 내년부턴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로의 단계적 전환 △한국형 전력증강 프로세스 정립 △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의 작전수행능력 강화 등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가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특히 국방부는 '한국형 3축 체계' 능력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고위력·초정밀 타격능력 향상을 위한 첨단기술 개발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 기술도약적 무기체계를 계획성 있게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형 3축 체계'는 크게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 이후 지휘부와 주요 시설 등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으로 구성된다.
'한국형 3축 체계' 운용을 지휘할 전략사령부는 내년 1월 합동참모본부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본부 신설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합동·연합 토의식연습(TTX)과 훈련을 통해 전략사 운용개념과 체계를 검증하고 그 창설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함으로써 압도적 대북억제능력을 갖춰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장병 사기·복지 증진이 강군 육성의 필수요소"란 인식 아래 병사 봉급 및 장교·부사관의 단기복무장려금·수당의 단계적 인상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명확한 대적관 확립 등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국방부는 1월 발간 예정인 '2022 국방백서'에 '북한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 적'이란 내용을 6년 만에 다시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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