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평가해보니…작년 이어 올해도 ‘우수’ 금융사 한 곳도 없어
’양호’ 등급 신한은행·DB생명·KB국민카드 3개사
KDB생명 올해도 ’미흡’ 등급 받아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평가를 받은 금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 한 곳도 없었다. 소비자보호 체계에 미흡한 회사는 1곳으로, 작년보다는 줄어들며 금융회사 전반의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은 올라간 것으로 평가됐다.
금감원은 21일 올해 은행·생명 및 손해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 등 6개 금융업권 30개사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 구축 및 상품개발·판매·판매후 등 각 단계별 소비자보호 준수사항 등을 평가한 결과 신한은행·DB생명·KB국민카드 등 3개사가 종합등급 ‘양호’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현대해상,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26개사가 ‘보통’ 등급을 받았다. 대형 금융사들은 사모펀드 사태 및 전산장애 관련 민원 등으로 계량부문이 ‘보통’ 등급으로 평가되며 양호 등급을 받지 못했다.
‘미흡’ 등급을 받은 곳은 KDB생명보험이 유일했다. KDB생명은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등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전년에 이어 ‘미흡’ 등급으로 평가됐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체계 구축 강화를 위해 매년 소비자보호 실태를 평가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금융소비자에게 금융회사 선택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 및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평가대상 회사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눠 각 회사별로 3년 주기로 실태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2번째 그룹인 30개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항목은 계량부문(30%)과 비계량부문(70%)으로, 계량부문에서는 민원건수·증감률 등과 금융사고·휴면재산 찾아주기 등이 포함된다. 비계량부문은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 구축, 금융상품 개발·판매·판매후 단계 준수절차와 이를 잘 준수하기 위한 직원교육 및 보상체계 운영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전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우수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대형사들이 비계량부문의 점수는 높게 받은 반면, 덩치가 크다 보니 민원 건수 등이 반영되는 계량부문의 평가를 낮게 받았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실시 이후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진 부분도 우수 등급이 나오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호 등급을 받은 금융사 수는 지난해(3개사)와 유사했다. 반면 미흡 등급을 받은 곳은 3곳에서 1곳으로 줄어들며 전체 평가등급 가운데 미흡 등급 비중이 지난해 11.5%에서 올해 3.3%로 하락했다.
금감원은 미흡 등급을 받은 금융사 수가 줄어든 데 대해 “모든 금융회사가 감독당국이 제시한 내부통제기준 및 금융소비자보호기준 가이드라인을 내규화하는 등 소비자보호체계를 마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금융회사가 내부통제기준 등을 내규화하고, 이사회가 소비자보호 관련 업무를 보고받는 등 전사적인 소비자보호 내부통제활동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관심이 증가했다. 전담 최고고객책임자(CCO) 비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86.7%로 증가했으며, 소비자보호총괄부서 인력비율 역시 지난해 총원 대비 0.76%에서 0.92%로 늘어났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업은 평가 대상 6개 은행 중 신한은행만 양호 등급을 받았으며, 광주·대구·수협·우리·케이뱅크 등 5개사가 보통 등급을 받았다. 비계량부문 중 ‘기타 금융소비자 정보제공 및 취약계층 등 피해방지 관련 사항’ 항목 등이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는 편이나, 사모펀드 사태 관련 민원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계량부문의 양호 비중이 타 업권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 계량부문 관련 전체 업권의 양호 이상 비중은 66.7%에 달했지만, 은행업권의 양호 이상 비중은 50%에 그쳤다.
생보업권에선 양호 등급이 DB생명 1개사, 보통 등급은 농협·라이나·한화·ABL·AIA·DGB 등 6개사, 미흡 등급은 KDB생명 1개사를 기록했다. 계량부문의 양호비중은 전체 업권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비계량부문 중에서는 광고물 심의절차 및 판매위탁 준수사항 등을 협회 규정에 따라 적정히 운영함에 따라 ‘금융상품 판매단계에서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 항목 등이 타 업권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손보업권은 서울보증·엠지손보·현대해상·흥국화재 등 4개 손보사 모두 보통 등급에 해당했다.
카드‧여전업권에선 KB국민카드만 양호 등급을 받고, 롯데카드·BMW파이낸셜·KB캐피탈 등 3개사는 보통 등급을 기록했다.
증권업권에선 대신·신한투자·NH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 모두 보통 등급에 해당했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비계량 항목에서 ‘미흡’ 등급이 없는 등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나, 사모펀드 사태·전산장애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민원 발생으로 계량부문이 타 업권에 비해 부진해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다올·신한·오케이·하나·JT친애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다.
금감원은 금소법에 따라 실태평가 결과를 평가대상 회사 및 업권별 협회에 통보해 게시토록 할 예정이다. 이번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통해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운영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특히 부문등급이 ‘미흡’인 금융회사는 개선을 요구하여, 각 회사로부터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소비자보호체계 개선이 미진해 종합등급이 ‘미흡’인 KDB생명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민원감축 및 소비자보호체계 개선계획을 마련하여 조속히 이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며 “미흡사항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이행 지연시에는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등 개선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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