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풍 타고 성공 데뷔 '오픈톡', 제2의 네이버 블로그·밴드로 키운다

최은수 기자 2022. 12.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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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터뷰] 네이버 김정미 그룹앤 CIC 책임리더·김신형 스포츠 리더
카타르 월드컵 '오픈톡' 첫 도입해 2600여개 방 개설 등 흥행
스포츠 이용자 커뮤니티 니즈 커…여러 종목으로 확장
게임·드라마 등 전서비스로 확대, 이용자간 자유로운 이동 가능해
네이버앱 '채팅' 메뉴 신설해 소그룹 채팅방, 비밀채팅 등 확장
미니 카페·밴드 붙일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 솔루션도 제공
"이용자 넘나드는 차세대 커뮤니티로 키우겠다"

김정미 네이버 그룹앤 CIC 책임리더가 지난 15일 신사옥 1784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블로그→카페→밴드.

검색과 함께 지난 20년간 네이버 왕국을 받쳐준 커뮤니티 서비스들이다. 검색과 뉴스 때문에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찾았다면, 이들 커뮤니티 서비스 때문에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네이버 간판 커뮤니티 계보를 잇는 서비스가 '오픈톡'이다. 최수연 대표 취임 이후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관심사 기반 실시간 채팅 서비스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3번째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지난 카타르 월드컵. 이 기간 데뷔한 '오픈톡' 열기도 월드컵 현장의 열기만큼 뜨거웠다. 20일 기준 축구 카테고리 오픈톡이 1387개. 전체 오픈톡은 2682개나 개설됐다. 이용자들은 다양하게 소그룹 대화방을 만들고 참여했다. 월드컵 공식 오픈톡을 방문한 이용자는 약 278만명 이상이다. 작성 채팅 수는 약 51만개가 넘었다.

네이버는 카타르 월드컵 흥행 속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른 오픈톡을 게임, 드라마, 증권 등 네이버 전분야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로 다른 주제의 오픈톡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네이버 서비스 생태계 전반에 '록인'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5일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서 김정미 네이버 그룹앤 CIC 김정미 책임리더, 김신형 네이버 스포츠 리더를 만나 '오픈톡'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월드컵 열풍 속 차세대 커뮤니티 가능성 봤다"

게임·드라마·증권 등 전서비스로 확장…이용자 이동 자유로운 '차세대' 커뮤니티로

김신형 네이버 스포츠 리더가 지난 15일 신사옥 1784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가 스포츠, 그것도 카타르 월드컵에 ‘오픈톡’ 정식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이용자들이 갖고 있던 커뮤니케이션 갈증 때문이다.

“모두가 모여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곳이 스포츠 댓글이었지만 부작용도 많았던 게 사실이죠.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느슨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차 오픈톡을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신형 리더의 말이다.

그가 주목한 건 MZ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다. 김 리더는 “월드컵은 네이버에 이런 채팅방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오픈톡에 접속해 직접 채팅에 참여한 MZ세대 비율은 60% 이상이라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공식 오픈톡을 프로야구단, 배구, 농구 등 스포츠 구단별로 개설할 예정이다. 구단 중심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스포츠 영역에서 커뮤니티를 키워 이용자들을 유입한다는 목표다.


월드컵을 통해 오픈톡 성공 가능성을 엿본 네이버는 전 서비스로 오픈톡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정미 리더는 “빠른 시일내 ‘게임’과 ‘드라마’ 분야에 오픈톡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특히 게임은 e스포츠 경기도 있고, 드라마는 이용자들이 떠들고 노는 재미를 필요로 한다는 데 주목했다"고 밝혔다. 대중적인 관심사와 커뮤니티 요구가 있는 서비스에 먼저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톡은 단순 주제별 채팅방이 아니다. 서비스별 톡방끼리 서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게 하는 모듈 형태여서 이용자들은 관심있는 분야의 다른 주제 서비스의 오픈톡을 발견하고 언제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김 리더는 “오픈톡에서 왔다갔다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서비스 단위 안에서 콘텐츠를 보고 댓글을 남기는 식이었다면 오픈톡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오픈톡을 중심으로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연결되고, 이용자는 네이버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묶이게 된다. 김 리더는 “오픈톡은 차세대 커뮤니티의 첫 발”이라며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이 모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떠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그가 보유한 커뮤니티 노하우도 백분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미 리더는 20년간 카페, 밴드 등 네이버 장수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끌어온 커뮤니티 기획통이다. 2003년~2007년 네이버 커뮤니티 서비스 기획을 맡은 그는 2010년 블로그 서비스 팀장, 2015년 밴드 서비스 기획 리더, 2018년 카페 서비스 기획을 주도했다. 이어 지난 2019년부터는 네이버 그룹앤 CIC 책임리더로 활동 중이다.

"카페와 밴드는 강한 결속력이 중요하고 실시간성보다 정보를 아카이빙함으로써 가치가 생겨납니다. 반면 Z세대는 즉각적으로 참여해서 실시간으로 얘기하고 싶은 요구가 있는데 네이버 커뮤니티 라인업에서 그런 서비스가 없었죠.”

지난 4월 김 리더가 오픈톡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다. 경쟁사인 카카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같은 맥락일지 모른다. 네이버는 타사 오픈채팅과 차별점으로 채팅을 시작하는 ‘계기’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 이용자들은 관심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네이버 서비스에 들어온다"며 "오픈톡을 통해 이용자들이 정보를 보고 나가는 게 아니라 함께 연결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중계 등 다른 네이버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오픈톡만의 경쟁력이다. 오픈톡 상단에 라이브나 VOD, 또는 주식 현재 시세를 함께 보며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네이버는 오픈톡을 게임, 드라마를 넘어 증권, 여행, 쇼핑 등 여러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네이버 앱 메인에서 접속할 수 있게 되며 채팅 메시지 알림도 적용한다. 주제별 대형 오픈톡방에서 더 나아가 소그룹 채팅방으로 이어지고, 네이버 회원 간 비밀채팅까지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지원한다.

향후 수익화는 가능할까. 네이버는 광고, 커머스와의 연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김 리더는 “네이버가 검색, 주제형 서비스가 탄탄한 만큼 키워드와 주제 확장을 통해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목표하고 있다”라며 “이용자들의 관계형성을 지원해 계속해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오픈톡 외에도 '커뮤니티' 솔루션도 도입할 계획이다. 리더가 멤버들의 등급·권한 등을 관리하고 공지·게시판·이벤트 등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쉽게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는 네이버의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로 연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미 리더는 "내년 상반기 커뮤니티가 필요하거나, 팬들과 소통이 필요한 웹툰 작가, 인플루언서 등을 대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미니 카페나 밴드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붙일 수 있게 된다"고 귀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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