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땐 국가간섭 탓 ‘가짜 민주주의’ 위기… 윤정부, 개입 최소화로 민간에 창의력 줘야
■ 국가 혁신의 길 - <下> 韓 정치 리더십 현주소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 줄이고
전략적 명료성 갖춘 외교 필요
이승만, 시장경제 토대 마련
박정희, 변화·발전 희망 줘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포스트 코로나 등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 위해 균형감과 사회통합 능력을 갖춘 정치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원로·전문가들의 고언이 쏟아지고 있다.
원로와 전문가들은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이 22일 발간하는 책 ‘한국의 새 길을 찾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승만·박정희 리더십 재평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줄이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 국익을 우선하는 대외전략 수립, 국가 개입의 최소화 장치 마련 등을 주문했다. ‘이승만 리더십’의 경우 3·15 부정선거 등과 같은 역사적 과오와는 별개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토대 마련, 한·미 동맹 확립 등을 통해 국가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48년 8월 정부 수립 자체가 한국 역사상 기적의 한 장면”이라며 “단독정부냐 통일정부냐 하는 대립 가운데 전자를 선택한 이승만의 현실주의적 판단이 적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희 리더십’이 이끌어 낸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독재자이기는 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미래 지향적 목표를 던지고 국민에게 변화와 발전에 대한 희망을 줬던 리더가 아니었나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정치 리더십 바로 세우기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지만 벌써 제왕이 됐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의 권한을 덜더라도 제왕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에 당선된 후 마치 사법부를 장악하고 여론을 장악해야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듯했다”며 “대통령에 따라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물갈이된다면 진정한 민주주의의 요체인 사법부 독립은 이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략적 모호함이 아닌 전략적 명료성을 갖고 외교·안보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중국에 ‘북한이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 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설득한다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는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전략적으로 명료한 것”이라고 했다. 송 전 장관은 또 “미국에도 ‘반도체의 자유무역에 반하는 조치를 하는 것은 기존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위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것이 전략적으로 명료한 외교”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의 지나친 개입·간섭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렀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많은 일은 의사(疑似), 즉 가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이 전 원장은 “능력은 없으면서 정부가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다 보니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같이 정부의 의지나 지시로만은 안 되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그러한 정책들이 모두 즉흥적으로 추진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민주주의를 “진짜 진보주의와는 거리가 먼 의사 진보주의”라고 규정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와 바람도 있었다. 이 전 원장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제 국가의 간섭을 빼고, 민간에 창의력을 주어 모두가 개인의 능력으로 발전이 가능한 사회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유진·김성훈 기자
문화일보 · 니어재단 공동기획
■ 근현대사 속 10대 질문… 원로·학자 24인에 묻다
‘한국의 새 길을 찾다’출간
글로벌 신냉전,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대전환의 시기. 전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대한민국은 선진 일류 국가 도약을 앞두고 건국 이후 가장 복합적인 위기에 또다시 직면했다.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이 22일 선보일 신간 ‘한국의 새 길을 찾다’(사진)는 기존 성취에 안주하다 뒷걸음질할지도 모르는 기로 속에서 24인의 국가 원로·학자들의 고민을 담았다. 이들은 근현대사에서 찾아낸 10가지 질문에 답을 해가며 ‘한국의 새 길’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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