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손태승 회장 징계는 만장일치…'용퇴' 조용병 존경"

이홍갑 기자 2022. 12.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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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 연임 도전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CEO의 책임이 인정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오늘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전지정운용제도 현장 안착을 위한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권 인사와 관련한 의견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조 회장의 경우엔 3 연임을 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결정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신한금융 차기 회장 진옥동, 조용병 3연임 무산


그는 "지금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과에 대한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3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모펀드 사태를 책임지고 정리하겠다"며 용퇴 의사를 밝혔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반면 이 원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중징계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 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밝힌 것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여러 번에 걸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라며 "저도 금융위원회의 한 명으로서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회장의 용퇴 사례와 비교하며 손 회장의 거취에 대한 압박을 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관치 금융'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해서는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원장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목적이 이익 극대화인 시중은행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법에도 이미 제청권자와 임명권자를 금융위원장과 대통령으로 정하고 있는 이상 그 절차에 따라 임명권자가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NK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앞서 BNK금융은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내부 승계를 원칙으로 하다가, 회장 선임 절차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경영승계 절차 중 외부 인사 영입 조건을 수정하는 조치에 나선 바 있습니다.

그는 "(CEO 선임 등의 방식이)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지적을 했을 뿐이고 그룹 측에서 이를 반영해 수정했던 사안"이라며 "전임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특정 대학·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 이런 부분을 고려해 외부 인사를 모시겠다고 자체적으로 결정했던 거고, 이 과정에서 정부나 금융당국이 어떠한 의사를 전달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롱리스트에 있는 후보 중 오래된 인사라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거나, 과거 다른 금융기관에서 문제를 일으켜 논란이 됐던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그런 것들은 사외이사들이 알아서 걸러주지 않을까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NH농협금융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되면서 불거진 관치·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그는 "농협은 대주주가 있는 기관이고 대주주가 결정을 그렇게 한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관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의견을 전달했다면 이게 오히려 관치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개별 지주사의 사정이 다 다르고, 감독 당국은 개입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특정 학교나 특정 계열 간의 다툼이 있어 (조직을) 저해한다면, 적어도 그런 일을 방지할 수 있는 CEO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극적인 의미의 기준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홍갑 기자gap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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