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대표 결선투표 도입에···황교안의 ‘5%’ 더 중요해졌다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2. 12.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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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지층만 당대표 지지 묻자
나경원·안철수·유승민·김기현 순
과반득표 없어 1·2위가 2차 맞대결 예상
강성 지지자 흡수가 최종 변수될 수도

국민의힘이 새 당대표 뽑는 방식을 ‘100% 당원투표’로 확정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선두를 달렸지만 과반득표자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에서 1·2위를 대결시키는 방식도 새로 도입된 가운데 황교안 전 총리가 5% 이상 지지를 받아 주목된다.

결선 싸움이 1차전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층을 누가 흡수냐에 달려 있는데 강성 보수층 지지 흡수여부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전 의원이 26.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15.3%, 유승민 13.6%, 김기현 10.3%, 주호영 9.4%, 황교안 5.3%, 권성동 4.3%, 조경태 1.7%, 윤상현 1.1%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원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 작성 및 발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금주내로 마무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설문조사의 지지율 구도로는 50% 과반 득표자가 없어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본선 맞대결 가능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방식과 질문에 따라 결과가 제각각인데다 이번 설문은 전대방식 결정 이전 실시된 것이어서 향후 구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이번에 당이 결선투표를 첫 도입하면서 확실해 진 것이 하나 있다. 나 전 의원을 제외하고 안철수, 유승민, 김기현 등 메이저급 후보들의 지지율이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결국 본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세력 규합과 지지층 흡수가 핵심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10% 이하 지지율 후보 중에 주호영 원내 대표의 경우 내년 3월까지가 원내대표 임기여서 제외하면 맨 먼저 출마를 선언한 황 전 총리의 5.3% 지지율이 제일 크지 않냐”며 “황 전 총리도 일단 출마한 이상 사실상 1차 투표까지는 그대로 갈 가능성이 커 본선에서 향방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황교안 국무총리도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통합과 연대는 언제든 필요한 것”이라면서도 “아직 연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런 황 전 총리의 5.3% 지지율은 주로 ‘태극기 우파’로 일컬어지는 강성 보수층이 대부분이다. 콘크리트 보수층이지만 ‘부정투표론’ 등을 강력지지하고 당권 주자들에게 태극기 집회 참석을 요구하기도 한다. 다른 국민의 힘 중진 의원은 “결국 우리 당에서 끌어안아야 할 분들이지만 대선 때는 여러 가지로 대놓고 손잡기엔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전당대회는 대선과는 다른 구도니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황교안 전 총리
이번 여론조사엔선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유승민 41.2%, 안철수 13.9%, 김기현 4.7% 등의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 확실한 친윤 당대표를 겨냥한 당원100% 투표가 향후 총선에서 중도확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비윤계 허은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총선에서 민심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민심이 선택하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순리”라며 “당심을 100%로 하게 되면 전당대회 때나 평상시에도 당협위원장 줄세우기, 계파 만들기 이런 게 만연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런 지적에 당 지도부는 다시 한번 “당심이 민심”이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원 구성 비율만 보더라도 20∼40대가 33%이고, 영남이 40%, 수도권이 37%”라며 “이건 누구도 경선 결과를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 위원장은 “100만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구조라는 건 민심과 당심을 따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0.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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