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전쟁 속에서도…글로벌 경매사 실적은 고공행진
크리스티는 폴 앨런 자선경매·필립스는 MZ덕
소더비는 자동차·부동산으로 ‘영토확장’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산적한 악재는 글로벌 미술 경매시장을 비켜가는 것일까.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 등 글로벌 경매 3사 모두 올해 역대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크리스티는 84억 달러(한화 약 11조원), 소더비는 80억 달러(10조4000억원), 필립스는 13억 달러(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각사가 올해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벤트성 경매와 경매 영역의 확장, 신규고객 발굴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크리스티에게 미술시장 역사상 가장 큰 연간 매출 기록을 안겨준 주인공은 지난 11월 열린 폴 앨런 컬렉션 자선경매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1953-2018)은 슈퍼컬렉터로 유명하다. 덕분에 그의 컬렉션은 경매 시작 전부터 총액이 10억 달러(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됐다. 실제로도 자선 경매의 총액은 16억2000만 달러(2조 1100억원)로,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단일 경매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크리스티는 전체 매출 84억 달러 중 경매는 72억 달러, 프라이빗 세일은 1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라이빗 세일은 지난해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역대 3번째 기록으로,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하면 49% 커졌다.
카테고리별로는 메인 섹터인 20세기·21세기 미술이 62억 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고 럭셔리 부문이 9억 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지난해 대비 각각 21%, 2% 성장한 수치다.
특히 럭셔리부문은 경매 입문 통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체 신규 고객의 36%가 럭셔리로 유입됐다.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다루는 고전 분야는 7억8900만 달러, 아시아 및 세계미술은 3억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이 45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73% 성장했고,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는 1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 늘었다. 다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은 8억3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0% 역성장했다.
그럼에도 아시아의 중요도는 여전하다. 밀레니얼 컬렉터의 62%가 이곳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체 구매자 및 응찰자의 30%가 밀레니얼이고, 이들의 매출은 5년 전과 비교해 127% 증가했다. 크리스티는 오는 2024년 홍콩에 아시아 태평양 본부 신사옥을 개관할 예정이다.
크리스티와 더불어 양대 미술품 경매사로 꼽히는 소더비도 올해 매출 80억 달러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의 73억 달러에서 9.6% 늘어난 수치다. 다만 미술품과 럭셔리는 12월 14일 현재 64억달러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최근 인수한 자동차 경매사인 RM소더비와 소더비 컨시어지 옥션에서 23억 달러를 벌어 들이면서 매출 규모가 커진 것이다.
미술시장에서는 미술품 경매 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눈속임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수혜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변동성이 커진 미술시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부동산·자동차·와인 등으로 다변화 한 것은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기도 한다.
올해 소더비 매출을 끌어올린 주인공은 시장에 처음 소개되는 1인 소유 컬렉션이었다. 순수 미술품 경매 중 8억 달러가 여기서 나왔다. 데이비드 M 컬렉션을 비롯해 솔린저, 조셉 호퉁 컬렉션이 각각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2021년 말 선보인 초현대미술(1974년 이후 출생 예술가의 작품)만 다룬 ‘더 나우(The Now)’ 부문이 2억 4400만 달러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필립스 옥션은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최초로 12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13억 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경매로 10억 달러를 차지했다. 프라이빗 세일은 2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년대비 20% 넘게 성장했다.
구매자의 47%가 온라인 및 라이브 경매에 참여한 신규 고객이었다. 특히 낙찰자의 3분의 1이 밀레니엄 세대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객군의 확대가 눈에 띈다.
필립스는 시계 경매 낙찰률 100%,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보석,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필립스 옥션은 내년 홍콩에 아시아 본사 단독 사옥을 오픈할 예정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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