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의 현장에서] 대통령의 소통법

2022. 12. 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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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난 15일 생중계로 진행된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신년 비전을 대부분 전달했다는 것이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도어스테핑 지속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또 국민으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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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난 15일 생중계로 진행된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신년 비전을 대부분 전달했다는 것이 이유다. 21일부터 시작된 각 부처 신년 업무보고도 ‘대국민 보고’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정부의 정책 방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도 한다. 일정이 여의치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긴 하다. 이날부터 다음달 말까지 각 부처 신년 업무보고 일정이 빽빽하게 잡혀 있는 데다 1월 중순에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가능성도 있다. 그러고 나면 곧바로 설 연휴다. 1월 말 설 연휴 이후에 신년 기자회견을 하기에는 늦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한 후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고 있다. 국정과제 점검회의나 부처 업무보고에 일반국민을 참석시키는 식이다. 이미 내년 상반기 중으로 동일한 방식의 2차 회의도 예고했다.

소통 기회 자체는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전에 조율된 국민과의 문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처 추천을 받는다는 것 자체부터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질문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업무보고 역시 마찬가지다. 회의나 보고에 일반국민이 참석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다.

어느덧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지 한 달이 됐다. 아직은 재개될 기미도 없다. 대통령실 1층 로비에 세워진 나무 가벽 역시 그대로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기는커녕 가로막힌 시야에 점점 익숙해지는 모습이 서글플 지경이다.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상태에서 신년 기자회견까지도 생략한다면 대통령이 날카로운, 그러나 필요한 질문과 지적을 받을 기회가 영영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도어스테핑에 대한 윤 대통령 본인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고 한다. 대통령실 참모 중 이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실 청사 1층에 기자실을 배치한 것도 ‘소통’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기자들에게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하루 구내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끓여서 같이 먹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만큼 기자들과 가깝게 소통하겠다는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임 7개월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도어스테핑 중단과 신년 기자회견 생략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청사 1층에 위치한 기자실을 대통령실 청사가 아닌 근처의 별도 건물로 옮기는 방안도, 순방 기자단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된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도어스테핑 지속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 중심제 국가다’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또 국민으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통령은 때로는 불편한,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서는 안 된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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