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정식대사 아닌 대리대사…‘탈레반 재장악’ 정세 고려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정식 대사 대신 대리대사를 보낸다.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현지 정세를 고려한 결정이다.
외교부는 21일 공관장 인사를 발표하며 문성환 전 외교부 정책기획담당관을 주아프가니스탄 대리대사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발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아프간 정세를 고려해 아프간에 대사가 아닌 대리대사 형식으로 파견한다”며 “대사와 동일한 대우, 권한을 부여하지만 아프간 정부에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신청과 신임장 제정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추후 아프간 상황, 정세 진전 등 동향을 봐가며 (대사 직위 부여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호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국가들도 정식 대사가 아닌 대리대사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 당시 탈출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은 현재 카타르에 공관을 운영하고 있다.
주아프가니스탄 대리대사로 임명된 문 전 담당관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벨기에 등 중동·유럽 공관에서 근무해왔다. 외교부 아프리카과장, 정책홍보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베트남의 주다낭 총영사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인 강부성 전 세계은행 대리이사가 임명됐다. 튀르키에의 주이스탄불 총영사에는 이우성 전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이 임명됐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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