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장르·캐릭터 드디어 만났다”

2022. 12. 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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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 “‘더 글로리’는 이 세상 모든 동은에게 전하는 나의 응원”
송혜교.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장르와 캐릭터를 드디어 만났다. 나만 잘한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송혜교)

20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여주인공 송혜교의 말이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라는 작품을 나에게 맡겨주어 행복했고 거기다 문동은 캐릭터를 만나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품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 알게 된 작품이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안길호 감독이 선택을 할 수 있게끔 현장에서 항상 도와주어 정말 고마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동은(송혜교)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오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 도전이자 장르물의 대가 안길호 감독이 연출하고, ‘태양의 후예’에 이은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두 번째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더 글로리’의 강렬하고 처절한 복수를 완성한 배우들의 열연이 관심을 모았다.

먼저 온 생을 걸어 처절한 복수를 계획하는 문동은 역의 송혜교는 “어린 동은은 무방비 상태로 상처를 받은 반면 성인이 된 동은은 가해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불쌍한 모습보다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해자들에게 ‘나는 단단해졌고 너희들을 벌 줄 수 있는 그만한 힘을 갖고 있어’라는 생각을 가진 인물로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가 처음으로 도전한 장르물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들인 많은 고민을 짐작하게 했다.

김은숙 작가와 안길호 감독은 “송혜교의 연기를 보고 소름이 끼쳐서 입을 떡 벌린 채 있었다. ‘송혜교에게 이런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가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사석에서 본 송혜교는 어디에도 없이 모든 장면이 문동은이었다”(김은숙 작가), “동은 캐릭터는 굉장히 연약하지만 강한 느낌이 있었다. 강하고 연약한 지점을 모두 가진 배우가 많지 않은데, 처음부터 송혜교가 잘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송혜교와 동은의 싱크로율 120% 이상이다”(안길호 감독)라며 송혜교가 드러낸 새로운 얼굴에 찬사를 보냈다.

이도현.

동은의 든든한 조력자 여정을 연기한 이도현은 “내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뒷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에 좀 더 격하게, 좀 더 담백하게 감정의 단계를 조절하며 한 신 마다 다섯 가지의 버전을 준비해갔다”며 양면성을 갖고 있는 여정을 표현하기 위해 들인 노력을 밝혔다.

김은숙 작가는 “이도현의 연기를 본 나는 ‘와, 대박’ 같은 의성어만 내뱉을 뿐이었다. 이도현은 본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고 주여정을 그대로 표현해주었다”며 이도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은에게 극야의 시간을 선사한 학교 폭력 주동자 박연진 역의 임지연은 “연진은 어떤 삶을 살았고 왜 이런 나쁜 짓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찾은 답은 연진은 죄의식이 없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다른 악역을 참고해볼까라는 고민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 나만이 할 수 있는 박연진을 찾을 수 있었다”며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하며 고민한 지점을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임지연은 천사 같은 얼굴에 악마의 심장을 가진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며 죄의식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연진으로 완벽 몰입한 임지연의 연기를 기대하게 했다. 극심한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동은에게 인생 최대 배팅을 하는 강현남 역의 염혜란은 ‘현남은 극 중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이라는 김은숙 작가의 말에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주었다. 다채로운 색깔을 현남에게 입혀주었고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하며 단단한 연기 내공을 가진 그가 선보일 연기에 기대를 모았다.

임지연.

‘파리의 연인’부터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수많은 히트작으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은 김은숙 작가는 ‘엄마는 내가 죽도록 누굴 때리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죽도록 맞고 오면 더 가슴이 아플 것 같아?’라는 딸의 질문이 작품을 시작하게 만든 이유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피해자의 글을 읽다가 그들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폭력의 순간 잃어버린 존엄과 명예, 영광을 되찾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목을 ‘더 글로리‘로 지은 이유는 이 세상의 동은, 여정, 현남같은 피해자에게 드리는 나의 응원”이라며 상처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여느 때보다 성심을 기울여 작업했음을 밝혔다.

‘비밀의 숲’ ‘WATCHER(왓쳐)’ ‘해피니스’를 연출한 장르물의 대가 안길호 감독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김은숙 작가와 함께 일한다는 영광은 물론, 작품 자체에서 주는 울림과 재미가 굉장히 좋았다”며 ‘더 글로리’가 가진 이야기의 힘을 강조했다.

김은숙 작가와 안길호 감독.

한편, ‘더 글로리’는 인생을 걸고 준비한 복수를 이행하는 동은의 발걸음과 이를 따라 파멸에 얽혀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냉정하고도 우직하게 따라간다. 로맨스에 주제가 전도되거나, 가해자에게 악의 서사를 부여하는 등 장르극 시청자들이 떠올리는 우려 지점은 김은숙 작가의 자신감 있는 한마디에 녹아내린다. “동은과 여정의 관계가 알콩달콩해질 뻔할 때마다 안길호 감독 덕분에 정신을 가다듬었다”며 각본 작업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명예와 영광의 의인화”인 동은의 복수가 길을 잃지 않도록, 로맨스보다 끈끈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공감과 연대에 집중하며 한 땀 한 땀 서사를 만들어갔다.

동은과 여정, 그리고 동은과 도영이 두는 ‘바둑’에서도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바둑은 남이 지은 집을 부수고 내 집을 튼튼하게 지으면 이기는 게임이다. 침묵 속에서 사력을 다하는 전투가 동은의 마음과 닮았다”는 김은숙 작가는 “동은과 여정의 행보가 바둑의 한 수 한 수처럼 영리하고 침착하게 나아가도록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길호 감독 또한 목적이 뚜렷한 동은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동은의 대사가 가진 높낮이와 속도감을 균일하게 유지했고, 송혜교는 복수 외의 것에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는 동은의 상황을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에 반영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렇게 동은의 차가운 분노가 날카롭게 심금을 파고드는 명장면들이 탄생했다.

‘더 글로리’의 복수는 권선징악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며 한순간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가해자들의 개성 있는 모습과 서로 다른 처지를 담아내면서도 이들을 옹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은 안길호 감독은 “이들이 싸워 파멸해가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은숙 작가 또한 “세상에 진짜 신이 있기는 한 걸까 의문이 들게 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언제 누구에게 벌 받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큰 관전 포인트”라고 짚어내며 “나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를 믿는다. ‘더 글로리’가 신명 나는 칼춤처럼 서슬 퍼런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내달리는 ‘더 글로리’의 달음박질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는 물론 다양한 감정의 여운을 남길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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