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혼란’ 페루, 2년 앞당겨 조기 총선

김서영 기자 2022. 12. 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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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국회의원들이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탄핵 뒤 격화된 시위를 진정시키고자 새로운 조기 선거(대선·총선) 날짜를 투표하기 위해 소집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루 의회가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총선을 2년 정도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페루 의회는 20일(현지시간) 총선을 2026년에서 2024년 4월로 앞당기는 부분 개헌안을 찬성 93명, 반대 30명 그리고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개헌안이 발효되기 위해선 다음 회기에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비준을 거쳐야 한다.

개헌안은 또 디나 볼루아르테 현 대통령이 2024년 선거 승자에게 권력을 이양하도록 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임기 역시 2024년 7월까지로 단축됐다.

앞서 페루 의회는 같은 내용의 개헌안을 지난 16일 한 차례 부결시켰다. 조기 총선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일부 의원들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눈을 가리지 말라”며 “시민들을 보고 그들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라”고 비판했다. 조기 총선은 반정부시위대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페루는 지난 5년 간 대통령 6명을 맞이하며 정치적 혼란을 겪어 왔다. 지난 7일 카스티요 당시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려 한 후 탄핵당했으며, 탄핵 직후 멕시코대사관으로 피신하던 중 반란 및 음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2024년 6월까지 예비적 구금 명령을 받아 리마에 수감돼 있다.

최근 페루에서는 반정부시위가 격렬히 전개되고 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때문만이 아니고, 페루의 정치와 경제가 오래도록 파탄난 것에 대한 분노가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30일간 전국적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경찰과의 무력 충돌로 26명이 숨졌다.

한편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가족들은 멕시코로 망명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20일 대통령궁 정례 기자회견에서 “카스티요 전 대통령 가족이 이미 리마에 있는 멕시코대사관에 머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그들은) 멕시코 영토에 있는 만큼 이미 망명은 이뤄진 것”이라고 확언하며 멕시코 본토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가족을 안전하게 데려올 방안을 페루 정부 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 구명 및 복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페루 대통과 그의 가족, 페루에서 괴롭힘과 박해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을 위해 멕시코의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탄핵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에서 경찰 최루탄을 피해 흩어지고 있다. 이들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등을 요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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