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붐' 韓·'가성비 甲' 동남아···관광 윈윈 노린다
한류 확산에 동남아서 韓 인기 급상승
관광공사, 泰·베트남서 잇단 프로모션
中·日 편중구조 탈피···시장 다변화 노려
10월까지 양국 관광객 24만명 韓 찾아
泰·베트남, 가성비 앞세워 관광객 유인
올 들어 한국인 120만명 이상 유치 성과
한국 방문 인바운드 관광 시장의 주력으로 동남아시아가 떠오르는 가운데 특히 태국과 베트남이 최근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한류 확산과 함께 이들 국가에서 한국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봉쇄 상태인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대체하고 또 일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피하는 관광 시장 다변화 차원이다.
이와 함께 태국과 베트남도 한국인 관광객에게 공을 들이는 것이 주목된다. 따뜻한 날씨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그리고 항공 기준 4~5시간의 가까운 거리 등을 내세워 한국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태국·베트남 관광청은 한 달이 멀다하고 한국에서 관광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한국과 태국·베트남은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다.
2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김장실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태국 방콕에서 ‘2023-2024 한국·태국 상호방문의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과 ‘한국관광의 밤’ 행사를 열었다. 가수 정은지가 ‘한·태 상호방문의 해’ 홍보대사를 맡았다.
선포식에서 김 사장은 “한류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태국인들에게 한국이 더 가까운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K컬처·지역관광·고급관광을 중심으로 한 양국 간 상호방문의 해 특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어 16~18일 베트남으로 자리를 옮겨 프로모션에 나섰다. 16일에는 한국·베트남 두 나라 국민의 관광 편의 증진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베트남 관광청과 체결하고 기업대기업(B2B) 트래블마트를 열었다. 17~18일 하노이에서 ‘한국문화관광대전’도 진행했다.
육경은 한국관광공사 동남아중동팀장은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일본 등 인접 주력 시장 외에도 중·단거리 동남아시장으로의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 열중하는 것은 태국과 베트남 정부도 마찬가지다. 태국 관광청은 1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한국여행업협회(KATA)·대한항공 등과 한국·태국 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행사를 열었다. 협약식과 함께 태국 전통무용단과 T팝 가수들의 공연으로 흥을 돋우었다.
이날 행사에서 유타삭 수빠손 태국 관광청장은 “태국은 팬데믹의 타격을 가장 먼저 회복한 국가로 올해 말까지 5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며 “내년에는 11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로 특히 젊은 관광객들을 겨냥해 NFT 등을 활용한 여행상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관광청 측은 2025년까지 한국인 관광객 230만 명을 유치해 팬데믹의 영향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은 12월 4~7일 공산당 서열 2위인 응우옌쑤언푹 국가주석이 주요 각료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관광을 담당하는 응우옌반훙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0월에 이어 두 달 만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 한국과 베트남·태국의 관광 협력은 숫자에서 바로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 태국인 3만 4428명, 베트남인 3만 2010명이 각각 한국을 방문했다. 이는 인바운드 관광 시장에서 전체 국가 중 무려 3위와 4위다.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3738%, 2018% 증가한 수치다.
이들 앞에는 미국(7만 3560명)과 일본(6만 7159명)만 있다. 미국이 주로 비즈니스 등으로 입국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인바운드 시장에서 태국과 베트남은 사실상 2, 3위다. 동남아가 약진하는 가운데 특히 이 두 나라가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코로나 대외 봉쇄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인은 2만 2940명에 그쳤다.
올 들어 1~10월 기준으로는 방한 시장 국가 순위에서 태국이 11만 명, 베트남이 13만 명으로 각각 5, 6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방한 태국인 관광객 수는 57만 명으로 전체 방한 관광 규모에서 6위, 베트남은 55만 명으로 7위였다.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은 큰손이다. 베트남 당국에 따르면 올 1~11월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76만 명으로 이 나라 전체 외래 관광객의 26%를 차지했다. 2위인 미국(27만 명)이 절반 이하 규모일 정도로 한국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429만 명의 한국인이 이 나라를 방문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성이 큰 셈이다.
태국의 경우 올 1월부터 12월 12일까지 이 나라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46만 명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5위다. 앞서 2019년은 189만 명이 방문했다. ‘관광대국’ 태국은 12월 초 올해 1000만 명 외래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다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2400만 명을 유치한 바 있다.
다만 수치에서 보듯 양측 관광 시장에서 격차가 커지는 것은 문제다. 관광 시장 상생을 외치고 있지만 태국과 베트남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많은 데 비해 이들 나라 국민을 방한 시장으로는 아직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올 들어 12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태국과 베트남을 방문했지만 이 두 국가의 방한 관광객은 30만 명 규모에 불과하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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