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CEO 세대교체 닻 올린 신한…“확고한 1등 꿈꾼다”
신한금융, “새 술 새 부대에” 진옥동 체제 출범
KB금융, “윤종규 3연임 마지막해 앞둬…변화 최소화”
함영주 색 드러낸 하나금융
우리금융, 손태승 거취 미뤄지며 해 넘길듯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 지주사들의 주요 계열사 인사가 ‘위기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안정을 도모하면서 전략적인 위기 관리에 주안점을 두는 한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위기 관리’라는 큰 우산은 같지만, 우산 밑에는 각 금융지주별로 색깔을 달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진옥동호(號) 출항을 앞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이사회를 열고 은행과 카드, 보험(신한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을 모두 바꾸며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리딩뱅크임에도 확고한 1등이 없다는 내외부 평가를 고려해 신한은행장에 ‘국내 영업통’으로 꼽히는 한용구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내정했다.
한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1991년 신한은행 입행 뒤 지점 및 인사부, 고객지원부, 연금사업부 등을 거쳤다. 2019년부터 신한금융지주에서 원신한전략팀 본부장을 거쳤고 이후 신한금융투자 경영지원그룹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 내정자는 영업 현장은 물론 ‘원신한’ 전략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향후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옥동 회장 내정자가 행장 2년차인 2020년 말 정기인사 때 직접 발탁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 간 소통도 원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후임에는 현 경영기획그룹장인 문동권 부사장이 추천됐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2009년 통합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카드사 내부이자 LG카드 출신 CEO를 배출하게 됐다. 문 부사장의 경우 1968년생인데다 그간 신한카드 사장 자리가 신한지주나 신한은행 출신 몫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세대교체는 물론 내부출신이라는 상징성까지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부사장을 사장을 발탁한 것은 ‘신한·삼성·현대카드’ 3강 구도가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불안한 1등’에서 ‘확실한 1등’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밖에 신한라이프 성대규 사장 후임에는 현 퇴직연금 사업그룹장인 이영종 부사장이 내정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계열사 확대 등 덩치를 키우며 리딩뱅크로 우뚝서긴 했지만, 각 계열사별로 뜯어보면 확고하게 톱티어 지위를 점한 곳이 없다”며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신한금융그룹 역량을 결집하려는 진옥동 차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에 앞서 하나금융그룹 또한 일찌감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핵심 계열사 세 곳의 수장을 모두 50대 후반으로 교체했다.
특히 함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통합’에 방점을 두는 한편, 전략적인 위기 관리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장에 외환은행 출신의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을 내정하면서, 하나와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이승열 사장이 그룹내에서도 재무 및 전략통으로 꼽힌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룹임추위도 이 사장의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전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 특히 영업 현장의 의견을 경청해온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당국이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을 연일주문해왔다는 점에서 이승열 차기 행장의 내정은 정무적인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하나증권 사장에 강석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하나카드 사장에는 이호성 하나은행 영업그룹 총괄부행장을 추천하면서 세대교체에도 신경을 쓴 모양새다.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는 KB금융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임기 만료를 앞둔 8곳 계열사 대표 중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등 7개 계열사의 대표 후보에 현 대표를 재추천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각종 불안정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성과가 검증된 인물들을 재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이 내년 말 임기를 앞둔 만큼 이번에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 변화 폭을 최소화한 측면도 있다”며 “이번 인사보다는 내년 인사때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인사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연내 거취 표명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주 임원 및 계열사 대표 인사도 자연스럽게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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