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나는 오늘, 낫을 든 사람을 만나러 간다

심영구 기자 2022. 12. 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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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과학이 불러올 미래
 
<예언자들>은 각 분야에서 연구 중인 KAIST 교수들이 특정 시점을 전제로 미래를 예측해 쓰는 가상의 에세이입니다. 그저 공상 수준이 아니라 현재 연구 성과와 미래의 실현 가능성을 정교하게 조율하기에, <예언자들>은 스프 구독자들에게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과학이 내다보는 미래를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사장님, 여기 순대국밥 특 두 개요! 내장도 많이요!"

먹구름이 잔뜩 낀 겨울날, 점심시간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어둡고 축축하다. 차라리 눈이라도 오지. 이런 날씨엔 뜨뜻한 국밥이라도 든든하게 먹어 둬야 현장조사 때 힘이 난다며 팀장님은 내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주문을 한다.

"아 그러고 보니 주아 씨는 젊은 아가씨니까 많이 못 먹지? 내장 이런 것도 별로 안 좋아할 테고. 사장님! 하나는 보통으로 바꿔주세요! 내장도 빼 주시고."

나도 내장 잔뜩 넣은 특이 좋은데. 하지만 엊그제 부서 배치를 받은 신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나니까 네 성격 받아주지 직장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고 사전 교육을 철저하게 해 준 선형 오빠 덕이다. 어색한 미소와 함께 공손하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데 성공한다.

"주아 씨는 이번 가정 방문이 처음이지? 기분이 어때요?"

"네, 솔직히 좀 떨리네요."

"허허 처음엔 다 그래요. 근데 다 익숙해져. 너무 걱정 마시고. 그나저나 주아 씨는 요즘 잘 나가는 노인 쪽으로 안 가고 왜 아동 쪽으로 왔어?"

팀장님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생산 인구 10명당 노인이 4명이 넘어가는 시대, 나같은 사복직 공무원이 빨리 승진하려면 노인복지 쪽이 정답이다. 20년만 지나면 젊은 사람보다 노인이 더 많아지니 그쪽은 예산도 많고 조직도 엄청 커질 게 뻔하니까.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인 돌봄 관련 산업만 성장하고 있기도 하고. 실제로 내 대학 친구들이나 공시 동기들 사이에선 노인 돌봄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을 하는 게 최고 테크트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근데 진짜 왜 나는 아동복지 직렬로 지원했지. 짧은 고민 끝에 진심과 직장용 립서비스가 반쯤 섞인 답을 한다.

"그냥 애들이 좋아서요."

"크으 그거 명답이네. 좋아요. 좋아. 허허. 내가 해군 출신인데 신병들한테 선임들이 맨 처음 하는 질문이 너 왜 육군이나 공군 안 가고 해군 지원했냐고 물어보거든. 그럼 신병들은 십중팔구는 바다가 좋아서 왔다고 해요. 좀 그런 느낌이구만. 허허."

갑자기 왜 군대 얘기지. 여기 빡세다고 미리 엄포 놓는 건가. 신병의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라는 엄포인가? 살짝 두려운 마음이 들려던 차에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주아 씨는 이런 거 많이 안 먹어봤지? 이건 이렇게 먹어야 맛있어요."

팀장님은 또 다시 내게 묻지도 않고 새우젓이니 다대기 같은 것을 내 국밥에 잔뜩 덜어준다. 게다가 깍두기 국물을 접시째 따르는 만행까지. 나는 소금 간만 한 흰 국물에 먹는 게 좋은데. 첫 직장 첫 상사인데 나는 직장 복은 없는 것인가. 월급을 받으려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자유도 내려둬야 하는 건가. 별의별 생각이 들었지만 신입이라는 내 처지를 망각치 않고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한 숟갈 떠먹는다. 근데 이게 뭐야. 맛있잖아. 제길. 분하다. 이 아저씨 맛잘알이네.

"오늘 방문할 곳 리포트는 보고 왔지? 어떤 것 같아요?"

음식을 입에 잔뜩 넣은 채 우물거리며 팀장님이 질문을 던진다. 오늘 출동은 주변인들의 신고가 아닌 e아동에서 실시간 위험 신호가 떴기 때문이다. 10년 전쯤, 반복되는 아동 사망사건을 계기로 도입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사회보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기 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얼마 전까지는 실시간 탐지가 안됐다고 하는데, 최근 들어 실시간으로 위험 신호를 띄우는 체계로 바뀌었다. 덕분에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의 업무 프로토콜도 많이 바뀌었다.

"e아동이 생성한 리포트를 읽었습니다. 명백한 아동학대 정황은 없다는데, 그냥 위험도가 갑자기 높아졌다라고만 적혀있네요. 그냥 지극히 평범한 농촌 마을의 가정집 같아 보입니다. 다만 최근 1년 동안 e아동 위험신호로 두 번의 출동이 있었고, 두 번 모두 특별한 혐의점은 찾지 못했지만, 두 번째 출동 때 애 아빠가 낫을 들고 출동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위협했다는 내용이 좀 걸리네요."

첫 직장의 첫 출동이니만큼 최대한 모든 자료를 숙지한 상태다. 심지어 두 번째 출동 때 위협을 받은 당사자가 내 앞에 있는 팀장님이라는 것까지.

"팀장님, 근데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데이터 기반으로 굉장히 많은 것들이 높은 정확도로 예측되고 있고 인공지능이 어떤 판단을 했을 때 그 근거를 사람이 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설명하는 수준이 되었다고 배웠는데 e아동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요. 왜 그런 걸까요? 오늘 방문할 집도 두 번이나 false alarm을 낸 거잖아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욕망을 얼마든지 읽어낼 수 있는 시대다. 실제로 나도 쿠팡에 내 모든 소비생활을 완전히 맡긴 지 오래다. 주기적으로 사야 하는 생필품뿐 아니라 유행에 맞는 옷이나 작은 액세서리, 그리고 기념일에 선형 오빠에게 줄 센스있는 선물까지. 내가 주문하지 않아도 쿠팡은 모든 것을 알아서 배송해준다. 내 통합 금융데이터까지 쿠팡이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두면 내 주머니 사정까지 감안하여 무리하지 않은 범위에서만 소비를 하게 해 주니 돈을 모으는 것도 더 쉬워졌다.

중고딩 때 내 소비생활을 모두 챙겨 주셨던 엄마보다 쿠팡이 더 사려 깊은 느낌이다. 배송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필요가 없다면 터치 한 번으로 얼마든지 무료 반송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걸 해본 기억은 거의 없다. 알잘딱깔센이랄까.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 그렇게 느끼는 듯하다. 하긴, 그 정도 기술력이니 미국의 아마존을 인수합병할 만큼 돈을 벌었겠지.

사회보장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한 동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였던 고독사 문제도 거의 해결되었다. 아니, 돌아가실 분을 영원히 살아계시게 할 방법은 없으니 문제를 해결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래도 최소한 이분들이 외롭게 돌아가신 뒤 한참이 지나서야 썩은 시체로 발견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10여년 전 디지털플랫폼정부 이니셔티브를 통해 첫 번째로 시도한 사업이 독거노인문제 해결이었고,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최신의 기술을 적용한 결과 홀로 외롭게 돌아가시는 분들은 일부러 본인이 숨기려고 하지 않는 이상 없다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다.

근데 유독 아동 분야는 데이터 기반 추론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맨 처음 e아동이 도입되었던 때, 시스템이 17만 명을 발굴했지만 실제 신고까지 간 사례는 100여 명, 그러니까 0.06%의 정확도를 보였던 시기에 비하면 아주 많이 좋아지긴 했다.

그렇지만 다른 분야에 비하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능이 떨어진다. 오늘 방문 가정이 좋은 사례다. 두 번이나 시스템이 알람을 띄워 출동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니까. 아동복지 직렬을 선택한 것은 사실 이 이유가 가장 크다. 왜 그게 안되는지 궁금해서. 그리고 혹시 내가 그걸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크으 우리 주아 씨 공부 많이 했네. 우리 팀에 아주 보배가 들어왔구만. 허허. 이런 좋은 날에 그냥 국밥만 먹으면 서운하지. 사장님 여기 소주 하나요! 아 수육도 하나 추가해주시고."

어… 술 시키면 식대 경비 처리가 안되는데. 예전에는 영수증에 술을 빼 달라는 식으로 처리가 가능했다는데 이제는 모든 경비 처리가 중앙화가 돼서 불가능할 텐데. 아니, 그 이전에 운전이야 자율주행에 맡기면 된다 치고 근무시간에 술을 마셔도 되나? 내가 뭔가 잘못된 질문을 한 건가? 문제 생기면 나도 같이 징계받는 거 아닌가? 혼란한 정신줄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팀장님이 입을 연다.

"주아 씨 '아저씨'라는 영화 봤어요? 원빈이 주연인 영화인데 한 20년 전쯤 개봉했지 아마? 거기 마지막에 터키탕 격투씬이 있는데 크으 그게 또 기가 맥혀.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요. 아직 안 봤으면 꼭 한 번 봐봐. 요즘이야 원빈이 탈모가 와서 좀 그렇지만 그때 원빈 외모는 커리어 하이였거든. 옛날 영화지만 원빈 보는 맛으로도 주아 씨 같은 요즘 젊은 사람도 볼만한 영화야. 내가 또 그 원빈이랑 동갑이잖아. 아주 우리 77년 뱀띠의 자랑이지. 허허"

원빈? 아, 그 이나영 문체부 장관님의 남편? 환갑을 앞둔 나이에 탈모가 와서 머리를 밀었어도 여전히 20대 아이돌 뺨칠 정도의 미모이긴 하지.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가 아저씨였던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팀장님이 갑자기 왜 꺼내는 거지?

"거기 보면 원빈이 납치된 소미라는 애를 구하려고 하거든. 빌런이 형제 둘인데 얘네들은 애들 납치해서 마약 만들고 뭐 그런 놈들이야. 동생이 중간보스, 형이 최종 보스고. 근데 원빈이 중간 보스인 동생을 딱 잡고 애들을 왜 납치했냐고 물어봐. 거기서 그 나쁜 놈이 하는 답이 '어차피 부모도 버린 애들이잖아' 이거예요. 나는 그게 핵심이라고 봐."

주문한 소주를 직접 잔에 따라 들이켠 후 팀장님이 말을 이어간다.

"얘들은 돈도 없고 투표권도 없거든.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보호해주고 사랑해주지 않으면 그 애들을 누가 지켜주겠어. 애들이 학대당하다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이 분노하지. 정치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 쇼를 하고. 근데 항상 거기서 끝나더라고. 돈이 안되니까 기업들이 뭘 할 이유도 없고 표가 안되니까 예산이 늘어날 일도 없어요. 우리 팀이 그래서 맨날 사람이랑 예산이 모자라는 거고. 게다가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되지만 회춘하여 아이가 되지는 않거든. 순수한 이타심 말고는 학대당하는 애들을 구할 인센티브가 그 누구에게도 없는 거지. 부모에게 사랑받는 애들은 사회가 더욱 많이 지원해주고 더욱 소중하게 지켜주지만 그렇지 못한 애들은 그냥 버려지는 거예요. 어어 수육 나왔네. 주아 씨도 한 점 해요."

팀장님은 새우젓에 푹 찍은 수육을 한참 우물거리다 또 한 잔 소주를 마신다.

"근데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어요. 주아 씨 1종 오류랑 2종 오류가 뭔지 기억나요?"

학부 1학년 때 들은 교양필수과목인 데이터사이언스개론에서 배운 것 같은데. 1종 오류가 위양성이고 2종 오류가 위음성이었던가? 아니 그 반대인 것 같기도 하고? 1종 오류랑 2종 오류는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어서 하나를 줄이려면 다른 하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건 기억나는데. 알듯 모를듯한 내 표정을 보고 팀장님이 말을 이어간다.

"주아 씨는 모를 테지만 내가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이거든. 원래 나 연구소에 있었어. 내가 대박친 게 하나 있는데 그걸로 가출청소년들 많이 구했어. 그걸로 장관님 표창도 받은 사람이야 내가. 허허"

부서 배치 전 사전 연수 때 배운 기억이 난다. 가출한 애들은 보통 디씨인사이드 흙수저갤러리 같은 곳에 이런저런 글을 올리는 법이다. 정부는 거기에 자연어 처리 기술을 써서 실제 사람이 쓴 것 같은 댓글을 달아 애들이 어떤 상황이고 어디에 있으며 어떤 위험에 있는지 자연스레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담당공무원이 애들을 만나게 했더니 가출팸 같은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근데 그걸 이 아저씨가 만든 거라니. 그냥 경우 없는 꼰대라 생각했는데 사람이 다시 보인다.

"내가 술이 들어가니 쓰잘 데 없는 이야기를 하네. 허허.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독거노인 발굴 시스템인 e어르신하고 우리가 쓰는 e아동하고 본질적으로 쓰이는 기술은 같아요. 근데 독거노인의 경우, 이분이 위험상황이 아닌데 위험 상황이라 판단해도 크게 문제가 안돼. 별거 아닌데 위험신호가 떠서 담당 공무원이 가도 그냥 '어르신, 감이 맛있어서 맛보시라고 와봤습니다'하면 어르신들은 좋아하시거든. 그러니까 1종 오류는 저질러도 괜찮은 거예요. False positive가 나와도 괜찮으니까 false negative, 그러니까 어르신이 위험한데 위험하지 않다고 나오는 오류를 저지르지 않도록 모델을 설정해도 문제가 안 되는 거지."

팀장님은 세 번째로 소주잔을 들이켠다.

"근데 아동학대는 달라. 학대가 없는 데 있다고 시스템이 판단했다고 쳐봐요. 그럼 우리 같은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방문하게 되잖아.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신경 안 쓰는 서울 대단지 신축아파트야 덜하지만 수저 몇 벌이 있는지까지 서로 다 아는 시골에서는 그게 낙인이 돼요.

저 집 부모가 애를 팬다는 소문이 나는 거지. 노인과는 다르게 1종 오류가 너무 치명적인거야. 그게 한 때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고. 풍족하진 않지만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가정인데 시스템이 잘못 위험신호를 내서 전담공무원이 몇 번 방문했고, 그게 소문이 나서 그 집 아부지가 목 매달은 사건, 주아 씨도 들어봤죠?

그렇다고 낙인 효과가 무서워서 마냥 1종 오류만 줄이면 2종 오류가 늘어나니 뻔히 살릴 수 있는 애들이 맞아 죽거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환장할 노릇인 거지."

팀장님은 또 수육 한 점과 함께 소주를 마신다. 이제까지 무례함과 사람 좋음 사이의 어딘가에 있던 팀장님의 표정이 진지해진 것 같다. 취기로 붉어진 얼굴색 때문인가.

"그 애 아부지가 목 메단 사건이 있었을 때 마침 연구소에서 e아동 개선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답답했어요. 뭐가 답인지 모르겠더라고. 그전까지만 해도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데이터도 쌓이니 예산이 좀 모자라더라도 당연히 학대 아동 발굴도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더라고. 그래서 현장직을 자원했어요. 왜 그게 안되는지 궁금해서. 그리고 혹시 내가 그걸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나랑 같은 생각으로 여기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니. 팀장님은 놀란듯한 내 표정을 잠시 살피는 듯하더니 다섯 번째 잔을 들이켠 후 다시 허허거리는 표정이 된다.

"내가 술 한잔 마시고 쓰잘 데 없는 이야기를 했네. 나이 든 직장 상사가 젊은 신입이 와서 기분 좋아 한 소리라 생각하고 잊어줘요. 아, 그나저나 오늘 갈 곳 애 아부지가 좀 그렇거든. 보고서에도 적혀있지만 지난번에 낫 들고 쫓아 오더라고. 허허. 근데 나라도 그럴 것 같아. 가난해도 마누라랑 애랑 오순도순 잘 살고 있는데 국가에서 너는 애를 학대한 나쁜 놈 하면서 집에 두 번이나 쳐들어오면 누가 좋아하겠어.

그리고 사람이란 게 자꾸 너는 나쁜 놈이라고 하면 나쁜 생각이 드는 법이니까. 규정상 이번 출동에 위험요소가 있으니 경찰이랑 같이 출동해야 하는데, 내가 근처에서 대기만 해달라고 했어. 또 여기서 몇 년 일해보니까 그렇더라고. 기술도 좋고 데이터도 좋은데,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알아가고 하면 나쁜 일이 막아지는 것 같아요. 핑계처럼 들릴 것 같은데, 오늘 방문은 그냥 술 한잔 마시고 생각나서 찾아와 봤다고, 그 집 아부지랑 마음 터놓고 이야기해보려고 술 한 잔 한 거야. 그래도 주아 씨는 위험하니까 차 안에 있어요. 내 폰을 차에 연결해 둘 테니까 주아 씨가 듣다가 내 쪽 상황이 위험하다 판단되면 비상콜 경찰에 즉시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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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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