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는 7살 의붓딸 엉덩이 쿡쿡...‘오은영 결혼지옥’ 아동성추행 논란

논란 장면 다시보기서 삭제...입장 無
폐지 요구, 오은영 박사 비판 커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의부의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MBC가 논란의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한 뒤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은영 박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19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재혼 가정의 사연이 소개됐다. 초혼인 남편과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일곱 살 딸이 있는 아내는 아이 양육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특히 신체 접촉이 문제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남편은 아이와 놀아주면서 아이를 껴안고,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쿡쿡 찔렀다.

이에 의붓딸은 거듭 거부 의사를 밝힌다. “하지마세요. 싫어요. (엄마에게 잡힌 팔을 보며) 당겨요. 안돼요. 싫어요. (엄마를 보며)봤어요? 싫어요. 아아악 싫어요. 아아악”이라는 딸의 외침이 이어진다.

남편은 이에 대해 딸과 몸으로 놀아주는 타입이라며 애정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명 ‘가짜 주사 놀이’라며 ‘똥침’을 놓는 문제의 영상은 논란이 일자 20일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이미 본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해당 영상을 캡쳐하거나 분석을 하며 명백한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는 “엉덩이는 친부라고 해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라며 “아이가 만 다섯살이 넘으면 이성의 부모가 목욕할 때에도 아이의 생식기를 만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어느날 갑자기 친엄마가 집을 떠나버렸다는 남편에게 오은영 박사는 “아빠의 외로움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이는 부적절한 의견이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방송 후 다수 시청자들은 이런 신체접촉은 아동 학대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결혼지옥’을 비판하고, 제작진 사과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현재까지 올라온 항의글이 400여개에 달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도 비난이 빗발친다.

논란과 관련해 ‘국민 멘토’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정도 사안이면 방송 소재로 쓰일 것이 아니라 신고해야 할 사안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화평론가 위근우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세상엔 오박사님도 해결 못할 문제가 있다’라는 제목의 지난 칼럼과 함께 이번 논란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렸다.

위근우는 “내가 이 글을 쓴 게 정말 정확히 반년 전이다. 그리고 그 사이 개선은커녕 남편이 아내에게 ‘내가 널 사왔다’고 말하는 국제결혼부부, 그리고 어제는 의부의 실질적 아동성추행이 의심되는 재혼부부가 등장했다”라고 운을 뗐다.

위근우는 “대체 MBC 교양국은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있는 걸까. 아니 생각이라는 걸 하고 있긴 한가?”라며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오은영 박사의 한계보다는 그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세팅한 프로그램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긴 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은영 박사도 본인의 전문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쓰레기통 같은 유튜브도 아닌 지상파 교양프로그램에서 자극성을 쫓아 이러고 있는데, 정말이지 결혼이 지옥이 아니라 이 세상이 지옥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은 편집 문제 아니냐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부부간 갈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려다 보니, 자극적 장면이 방송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 아울러 일반인 출연자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논란에 대해 MBC는 아직까지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 중이다.

‘결혼지옥’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고민을 나눈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부부 사이의 갈등을 정신과 의사의 시각으로 살펴보며 원인을 찾아간다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일부 사례들은 방송에서 다룰 부부 갈등이 아니라 경찰에 신고해야 할 문제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