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랙 쿨리뷰] 뉴진스 '1위'가 의미하는 것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2. 12.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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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의 신곡 'Ditto(디토)'에서, 그들은 미숙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감정을 허밍하듯 읊는다.

상대의 마음에 확신하지는 않지만 답을 정확하게 구하고, 두근거림과 애틋한 마음을 몽글한 단어와 함께 은근하게 어필한다.

상대방 마음 속 '미로를 걷고' 있어도,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답을 들려'달라고 말한다.

'So say it ditto'라는 끝절처럼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답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에 대한 이정표다.'Ditto'의 주체는 결국 멤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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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사진출처=뉴진스 'Ditto' 뮤직비디오 스틸

그룹 뉴진스의 신곡 'Ditto(디토)'에서, 그들은 미숙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감정을 허밍하듯 읊는다. 상대의 마음에 확신하지는 않지만 답을 정확하게 구하고, 두근거림과 애틋한 마음을 몽글한 단어와 함께 은근하게 어필한다. 상대방 마음 속 '미로를 걷고' 있어도,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답을 들려'달라고 말한다. 'So say it ditto'라는 끝절처럼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답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에 대한 이정표다.

'Ditto'의 주체는 결국 멤버들이다. 가삿말의 조각은 아리송하게 뻗어나가지만 방향은 오직 한곳에 꽂힌다. 남자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대로 교감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이들이 감춰놓은 의도를 명쾌하게 말하기란 어렵다. 전제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에 복잡하게 읽힌다. 하지만 그런 신비로움 덕에 눈길을 수시로 내주게 된다.

두 가지 버전으로 찍은 뮤직비디오엔 사랑의 대상이 되는 남자주인공이 존재하지만, 초점은 주로 멤버들을 향한다. 남자주인공은 아주 잠깐 동안에 묘한 시선을 담을 뿐, 대부분의 신들은 멤버들끼리 노래하며 춤추기 바쁜 장면들이다. 카메라에 담긴 멤버들은 그들이 입은 교복처럼 10대의 밝은 정서를 옮겨낸다. 표정은 활기로 차있고, 밝게 지어보이는 미소엔 근심이 없다.

8090년대식 낡고도 거친 화질은 묘한 분위기를 파고든다. 공포 영화 '학교'를 연상케도 하면서 내포된 이중성을 쫓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의 결말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멤버들의 상실로 끝이 난다. 닿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신비 또는 신기루의 맺음이다. "애틋함과 두근거림을 담았다"고 소개한 이 노래가 과연 이 뮤직비디오와 어떤 세계관을 공유하는지는 또 한번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사진출처=뉴진스 'Ditto' 뮤직비디오 스틸

때문에 'Ditto'의 곡과 퍼포먼스가 모두 분방한 태도를 가져야하는 것은 중요한 지점이다. 뉴진스는 명확하게 답과 의도를 보여주지 않는 신기루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 종잡을 수 없거나 행간이 불명확할수록 매력을 갖는다. 그래서 살짝 괴이하게도 느껴지는 장르 설명은 살짝 실소를 안기지만 썩 이해되는 지점이다. '포근한 Choir Pad 사운드와 Classical 한 Old School Drum Break가 매력적인 곡으로, Baltimore Club Dance Music 장르를 뉴진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는 게 해당 곡에 대한 설명이다. 간단히 말해 복고풍에 홀리한 감성을 얹었다는 뜻이다. 

뉴진스의 음악은 Z세대가 재현한 Y2K 시절의 세련된 응답이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대중의 니즈는 과거의 것에 머문다. 사회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한 지점부터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복고가 재유행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뉴진스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잘 파고든 그룹이다. 친근하고도 신선한 영역. 신선함은 Z세대인 멤버들 그 자체에 있다. 해외보다도 국내에서 더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지금 한국 대중이 원하는 음악은 진일보한 트렌드가 아닌, 향수의 공유다. 같은 의미로 뉴진스와 NCT 드림의 '캔디'가 나란히 차트 1,2위 다투고 있는 상황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시대의 부름을 받든 뉴진스는 잊혀졌던 콘셉트를 재정의하면서, 그들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정립했다. 하지만 충분히 난해한 것에 가까운 지금의 정도를 잘 유지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어쨌거나 뉴진스는 내년 1월 2일 발매될 'OMG'에 대한 기대감을 'Ditto'로 충분히 다져놓았다. 신곡으로 다음 음원차트 1위에 또 뉴진스가 오를 때, 이들은 시대 흐름을 안은 난공불락의 걸그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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